나머지 태국인 한 명은 자수…도주 사흘 만에 비극적 결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마약 밀매 혐의 재판을 위해 도착한 법원에서 총기와 칼을 이용해 도망친 미국인과 태국인 아내 등의 도주극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비극으로 사흘 만에 막을 내렸다.
7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인 앨런 헬머스(40)는 전날 동부 사깨오주(州) 카오차칸과 와타나나콘 교차로 인근의 한 사탕수수 농장에서 경찰과 대치 끝에 아내를 총으로 쏜 뒤 자살을 시도했다.
주민 제보를 받은 경찰이 사탕수수 농장 주변으로 포위망을 좁혀오는 상황에서, 헬머스는 뜨거운 날씨와 임신 3개월인 아내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헬머스는 경찰이 자수를 권유하자 아내에게 총을 겨눈 뒤 다가오지 말라고 외쳤고, 이후 결국 아내를 먼저 쏜 뒤 총으로 자신을 쐈다고 경찰은 전했다.
태국인 아내는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헬머스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파타야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헬머스와 태국인 아내는 지난 4일 같은 마약 사범인 다른 태국인 한 명과 함께 파타야 지방법원에 호송됐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칼과 권총으로 호송 경찰을 찌르고 경비를 위협해 쇠고랑을 풀고 건물을 빠져나온 뒤 주차장에 미리 준비돼있던 픽업트럭을 타고 도망쳤다.
경찰은 도주 다음 날 사탕수수 농장 인근에서 버려진 픽업트럭을 발견했고, 이후 주민 제보로 캄보디아와의 국경에서 20㎞가량 떨어진 마을 부근으로 포위망을 좁혔다.
이 과정에서 함께 도주한 태국인 남성은 도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여자친구와 함께 자수했지만, 헬머스와 아내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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