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30년 전 무너진 베를린 장벽은 어디로 갔나?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를린 장벽은 해체된 후 30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 곳곳에서 당시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전의 상징으로 동서 베를린을 분단한 장벽은 1961년 동독 주민의 서베를린 도피를 막기 위해 소련군 지원으로 동독 당국에 의해 설치됐다.
장벽의 전체 길이는 96마일(약 154km)로 1989년 11월 9일 동독 당국이 전격적으로 국경을 개방하면서 주민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30년이 채 못 돼 붕괴했다.
당시 주민들에 의해 붕괴된 베를린 장벽은 30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분해된 후 전 세계 40여개국 237개 장소에 보관 중인 것으로 '장벽을 추적 중인' 독일 정부 기관에 의해 파악되고 있다.
장벽은 당시 주민의 평균 신장의 2배에 해당하는 높이 약 3.6m, 넓이 1.2m, 무게 약 2.6톤(t)의 단위석을 쌓아 건설됐던 만큼 그 크기와 무게를 고려할 때 세계 각지로 퍼져나간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장벽은 두겹으로 건설됐으며 안쪽은 동독 측, 바깥쪽은 서베를린 측을 향하도록 돼 있다. 동독 쪽은 엄중한 경비하에 있었기 때문에 벽화나 낙서 등은 주로 서베를린을 향한 바깥쪽 벽에 그려졌다.
장벽 전체로는 약 8만8천개의 단위석이 소요된 것으로 정부 역사가들은 지적하고있다.
이 가운데 현재 연구자들에 의해 행방이 파악된 온전한 형태의 단위석은 650개에 불과하며 이는 대부분의 장벽이 해체 과정에서 조각으로 분해됐기 때문이다.
베를린 시내에는 현재 35개소에 일부 장벽 부분들이 남아있으며 사적과 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다.
남아있는 '오리지널' 장벽 가운데 가장 큰 곳은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로 불리는 것으로 약 1마일(1.6km) 길이로 남아있으며 100여개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장벽이 붕괴한 직후부터 분해된 장벽 조각들은 베를린을 떠났으며 정부 지원 하의 수출업체들은 완전한 형태의 단위석을 세계 각지로부터 주문받았다.
또 많은 독일 주민들이 기념물로 장벽 조각을 가져갔으며 이 때문에 장벽의 상당 부분이 통째로 사라졌다.
장벽 붕괴 직후 '증오의 대상'이었던 장벽을 해체하기 위해 망치 등을 휴대한 주민들이 각지로부터 베를린으로 몰려들어 장벽 조각 등을 가져갔다.
장벽 조각을 가져오기 위해 베를린으로 달려간 한 덴마크인은 당시 가져온 장벽 조각을 현재 자신의 코펜하겐 식당에 전시해놓고 있다.
1987년 서베를린을 방문해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장벽을 해체하라'고 촉구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4년 후 장벽석을 건네받았다. 이 장벽석은 현재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 있는 레이건 기념도서관에 들어서 있다.
이밖에 베를린 외 지역에 있는 가장 큰 장벽시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가에 있으며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을 기념해 설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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