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씨앗 등 500kg 실은 위성 발사…우주 환경에 노출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고심하는 중국이 씨앗 등을 인공위성에 실어 우주로 보낸 뒤 품종을 개량하는 방법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중국은 내년 초 인공위성에 농작물 등 500kg을 실어 우주로 발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씨앗·식물 240kg과 박테리아 등 다른 생물형태가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우주방사선을 이용해 변종 농작물을 만드는 실험의 일환으로, 씨앗은 약 2주간의 우주비행 동안 영하 273.16℃에 가까운 온도 및 고에너지 방사선, 공기 부족 등의 환경에 노출될 예정이다.
묘목 등 다른 식물에는 일정 정도 공기와 열을 공급하면서 방사선에 노출시킨다는 계획이다.
해당 인공위성이 지구로 복귀하면 과학자들이 씨앗을 심고 재배하면서 생산량 증가나 새로운 색깔 등의 특성이 나타나는지 관찰하고, 이를 통해 품종의 상업적 개발 가능성을 본다는 것이다.
내년 초 발사할 인공위성은 최대 15차례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향후 비용 절감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SCMP는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20%가 살고 있지만, 농경지는 전 세계 면적의 9%에 불과해 식량 안보가 중요한 문제라면서 실험 배경을 소개했다.
중국은 2006년 면화씨 등 200kg 정도를 실은 세계 최초의 육종(育種) 위성인 스젠(實踐) 8호를 발사한 바 있다.
지난 수십년간 수많은 나라가 이러한 실험을 했지만, 중국만큼 지속해서 대규모 실험을 한 국가는 없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우주비행은 적재물품 1파운드(약 0.45kg)당 1만 달러(약 1천160만원)가 들 정도로 비싸지만, 정부 지원 하에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방법으로 얻은 지식을 이용, 연간 130만t의 곡물 생산량 증가 효과를 거둔다고 밝혔다. 인구 1명에게 매해 1kg의 곡물이 더 돌아간다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밀 품종 루위안(魯原) 502도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루위안 502는 기존 품종보다 생산량이 11% 많고 가뭄이나 질병에도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현재까지 1천종 이상의 변종 농작물을 발표했는데, 이는 IAEA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전 세계 변종 품종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은 농작물 신품종 개발을 위해 유전자 배열이나 편집 등 또 다른 생물학적 기술도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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