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中 '기술허브' 선전시도 성장률 40년 만에 '최저'

입력 2019-11-07 15:11  

무역전쟁에 中 '기술허브' 선전시도 성장률 40년 만에 '최저'
올해 1∼9월 선전시 GDP, 작년 동기 대비 6.6% 성장에 그쳐
1979년 경제특구 지정 후 가장 낮은 수준…경기둔화 가팔라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개혁·개방 1번지'이자 '첨단기술의 허브'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4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 첨단 기술 허브인 선전시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제성장률이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미국과의 무역, 기술 전쟁의 영향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선전시 당국의 공식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선전시의 올해 1∼9월 사이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선전시가 경제특구로 지정된 1979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선전시의 경제성장률이 7.4%에 달한 점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률 하락 추세는 매우 가파르다고 SCMP는 전했다.
선전시는 올해 7월부터 9월 사이, 즉 3분기 경제성장률은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선전시의 경제성장률이 저조한 주요 원인으로는 민간 투자의 둔화가 꼽혔다.
1월부터 6월까지, 즉 상반기에는 민간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으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민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난 데 그쳤다.
선전시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중국종합개발연구원의 궈완다(郭萬達) 부원장은 선전시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해 " "한편으로는 선전이 기업들이 생산을 증대하는데 소극적이어서 생산에 필요한 자재 수입을 줄였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선전의 기술 회사들에 첨단 기술 제품과 장비 수출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투자와 소비 또한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정부가 산업을 안정화 시키고 민간 부문 투자를 늘리는 한편 치솟는 비용을 피해 선전을 떠나려는 전통 및 기술 분야 제조업체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궈 부원장은 4분기 선전시의 경기를 전망하기 어렵다면서 첨단 기술 기업들의 연구 개발 투자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선전시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7%)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전시의 경제성장률은 중국 전체 경제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선전시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국 최대 IT(정보통신)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 등의 본사가 위치한 중국 첨단기술의 허브이기 때문이다.
선전시의 경기 둔화는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6%로, 1992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선전시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선전시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선행 시범구'로 만들려는 중국 중앙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 8월 선전시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선행 시범구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선전시를 세계 정상급의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선전시는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의 중심도시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선전시를 비롯한 광둥성(廣東省) 9개 주요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는 사업이다.
지난해 선전시의 GDP는 전년 동기 대비 7.5% 늘어난 2조4천억 위안(약 397조원)에 달했다.
선전시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8%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전까지만 해도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선전시는 40여년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면서 인구 1천200여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현재는 GDP의 3분의 1 이상을 첨단기술 분야가 차지할 정도로 중국의 첨단기술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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