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대표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700여석 극장 매진
박찬욱 감독은 공로상 수상…개막식서 단편 '파란만장' 상영
(오슬로=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 '옥자'를 좋아해요. 약간 기이한데 귀엽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흥미롭죠. '기생충'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7일(현지시간) 오후 5시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에 있는 영화관 '클린겐버그 키노'.
이곳에서 만난 40대 노르웨이 여성 안느 마리씨는 평소에 봉 감독의 영화를 즐겨봤고, 박찬욱 감독도 좋아한다면서 "한국 영화는 스타일리시하다"며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르웨이의 대표 영화제이자 오슬로 최대 규모의 영화제인 제29회 '필름 프롬 더 사우스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올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상영을 앞둔 극장 로비는 길게 줄을 선 현지 관객들로 북적였다.
자유석이어서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일찍부터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손이 시릴 정도의 영하의 날씨에도 극장 밖까지 장사진을 쳤다.
실제로 이날 700여석의 극장은 일찌감치 매진돼 '기생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개막작 상영 전 개막식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제 측으로부터 '실버 미러 명예상'을 받았고, 박 감독이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만든 단편 영화 '파란만장'도 상영됐다.
친구와 함께 '기생충'을 보러왔다는 29세의 한스 씨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어서 "호기심"이 생겨 왔다고 했다.
그 역시 대표적인 한국 영화로 박 감독의 '올드 보이'를 꼽으면서 노르웨이에서 한국 영화를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관에서 상영할 때는 보러 가곤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와는 다르다"면서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야기와 대화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극장을 찾은 관객층은 남녀가 고르고 연령대도 다양했다.
희끗희끗한 머리가 눈에 띄는 한 노르웨이 부부는 "아들이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아 함께 왔다"면서 "평소에도 한국 영화를 접했다"고 했다.
영화학도라는 한 20대 여성은 "'웰메이드' 한국 영화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매년 개최되는 이 영화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영화를 소개한다. 매년 대략 35개국에서 250여개 영화가 상영되며, 2만5천명 이상의 관객이 찾는다.
특히 올해는 한국-노르웨이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노르웨이 한국대사관과 협업해 다양한 한국 영화를 소개하고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기생충'을 시작으로,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아가씨' 등 박찬욱 감독의 초기작과 대표작, 장편에서 단편에 이르는 10여편이 상영된다.
또 '포커스: 한국'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김보라 감독의 '벌새',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도 관객과 만난다.
오는 14일에는 한식을 먹으며 박혜령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108접시'를 관람하는 '한식 영화제'가 진행된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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