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후원, 동호회 협찬에 훈련 프로그램 개설까지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최근 달리기를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이 늘면서 스포츠 패션업계가 이들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10일 스포츠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2019 춘천마라톤에 '브룩스 러닝'이 공식 후원업체로 나섰다.
국내에선 어찌 보면 생소한 브랜드지만, 달리기 동호인들 사이에선 보스톤 마라톤 우승자의 러닝화로 잘 알려진 업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 9월부터 브룩스 러닝의 국내 사업을 맡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공식 수입처가 없어 온라인 직구 등으로만 구입하던 브랜드를 삼성물산이 독점 판권을 따와 본격적인 마케팅 시동을 건 것이다.
그간 자체 대회만 운영하던 나이키도 이달 열린 2019 JTBC 서울마라톤 후원사로 나섰다.
서울 지역 달리기 동호회에서 활동 중인 김모(34)씨는 "나이키는 타 대회는 후원하지 않아 콧대 높기로 유명했다"며 "회원들 사이에서 나이키의 후원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마라톤에 참여하는 연령대가 확연히 낮아지면서 스포츠 패션업체들이 이른바 '밀레니얼 러너'를 자사 고객층으로 흡수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마라톤 대회가 40~50대 중년층이 뛰는 행사로 여겨졌는데 최근 대회 현장에 나가보면 젊은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며 "이런 분위기 변화가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패션업체들은 젊은 고객층의 충성도를 높이고자 소규모 모임 운영을 통한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뉴발란스는 지난해부터 전문가와 함께 하는 달리기 프로그램인 'NBRC'(뉴발란스 러닝클럽)를 운영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20~30대 모임에 협찬을 진행하고 있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이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투자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2017년부터 소모임으로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브룩스 러닝도 올해 2월 달리기 훈련 프로그램인 '브룩스 런업'을 개설했다.
기업들은 구매력이 높은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스포츠 러닝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강홍준 삼성물산 스포츠사업부장은 "국내 운동복 시장은 올해 약 7.3조원 규모로 계속해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밀레니얼 러너들을 위해 차별화된 경험을 꾸준히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y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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