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도밍고 내년 도쿄올림픽 무대도 하차

입력 2019-11-08 17:09  

'성추문' 도밍고 내년 도쿄올림픽 무대도 하차
미국 커리어 끝장나고 고향 유럽서만 활동 이어가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8)가 내년 도쿄 올림픽 사전 공연에서 스스로 하차했다.
도밍고는 8일(현지시간) 2020 도쿄 올림픽 문화행사의 '복잡성'을 감안해 출연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복수의 성추문 논란이 불거진 후 미국 내 활동을 접은 도밍고는 도쿄올림픽 공연 참가 여부로 주목을 받아왔다. 도밍고는 일본 전통연극 가부키(歌舞伎)와 합동 공연에서 간판 격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도밍고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배포한 성명에서 그러나 자신이 부인해온 성추문 혐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나는 프로젝트의 복잡성 때문에 가부키와 오페라 이벤트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만 밝혔다.
조직위 측은 이와 관련, 도밍고가 신중한 검토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면서도 "상호 협의"를 거쳤다고 말해 조직위 측의 의견도 어느 정도 반영됐음을 내비쳤다.
도밍고는 이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할 예정이던 모든 공연을 취소했으며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감독직에서도 물러나는 등 사실상 미국에서의 커리어가 끝난 상황이었다.
그는 최소한 1980년대 이후 20명의 여성을 강제로 키스하거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한 의혹을 받아왔다.
27세의 나이에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데뷔한 도밍고는 이에 대해 "매우 심란하고 부정확한 것"이라며 "나의 모든 교제와 관계는 항상 환영받고 동의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스페인 출신인 그는 성추문 논란 후에도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 공연을 하는 등 고향 격인 유럽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달에도 모스크바 콘서트에서 공연한 후 기쁨을 표하기도 했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예술가에 대한 존경심이 매우 강해 개인적인 스캔들을 예술성과 결부시키는데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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