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한국 장외주식시장(K-OTC)이 바이오 업체 '비보존'의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최근 2주일간 3차례 최대 거래대금 기록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K-OTC의 거래대금은 약 235억원으로 2014년 8월 시장이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기며 최고액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거래대금 148억1천만원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가 일주일여 만인 이달 5일 158억3천만원으로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이를 하루 만에 또 경신한 것이다.
K-OTC는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었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36억6천만원이다.
시장 출범 약 4년 만인 2018년 7월에서야 처음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은 것을 고려하면 최근의 거래 실적은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특히 매달 거래대금이 상위 3위안에 들던 가구 업체 지누스[013890]가 지난달 30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K-OTC를 떠난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거래 실적은 더욱 눈에 띈다.
이는 비보존이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12월에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결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는 K-OTC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6억4천여만원으로 작년의 27억7천만원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비보존의 오피란제린 임상 결과가 12월에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말부터는 K-OTC 거래대금이 수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비보존의 가중평균 주가는 지난달 말 4만3천450원에서 이달 8일 현재 6만9천200원으로 일주일여 만에 59.26% 급등했다. 가중평균 주가는 K-OTC에서 종가를 대신해 쓰는 기준가격이다.
다만 전체 거래에서 비보존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은 K-OTC의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6일 비보존의 거래대금이 219억3천만원으로 전체 K-OTC 거래의 93%를 차지하는 등 최근 K-OTC 거래 실적 대부분이 비보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K-OTC가 최대 거래대금을 경신한 지난달 28일과 이달 5일에도 비보존의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5%와 92%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이환태 금투협 K-OTC 부장은 "일부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상장주식 대부분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투자자 보호도 받을 수 없는 사설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K-OTC 거래 대상 기업을 확대해 제도권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