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민주당, '트럼프에 불리한 증언' 탄핵조사 2명 녹취록 공개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관여…볼턴도 줄리아니 임무 몰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는 탄핵조사 증언이 공개됐다.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관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CNN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하원 탄핵조사를 주도하는 민주당은 이날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과 백악관에 파견근무 중인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의 비공개 증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증언록에 따르면 빈드먼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7월 25일 통화 당시 바이든 의혹에 대한 수사를 종용하고 양국 정상회담 문제를 거론한 것과 관련, "트럼프의 바이든 수사 요구는 백악관 회담의 전제조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가 멀베이니와 이 문제를 조율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선들랜드)는 '방금 멀베이니와 대화했다'고 했으며 그건 회담을 갖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관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빈드먼은 그것이 국가 안보와 아무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이 접근법에 반대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백악관 회담에 대한 대가로 바이든과 그 아들에 대한 조사 요구가 있었다는 것은 모호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정상 통화 전에 대화 요점을 정리한 초안을 작성했으며 거기에는 바이든 부자나 부리스마 조사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빈드먼은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7월 통화 당시 '부리스마'라는 회사명을 언급했지만 백악관이 공개한 녹취록에서는 이 부분이 빠졌다고 했다. 부리스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이 이사로 재직했던 에너지 회사다.
힐 전 국장도 선들랜드 대사가 멀베이니 대행과 우크라이나와의 백악관 회담을 갖는 문제를 조율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한 회의에서 선들랜드가 '우크라이나에서 에너지 분야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자 볼턴이 굳어졌으며 회의를 갑작스럽게 끝냈다고 말했다. 이는 부리스마에 대한 조사를 의미한 것이라고 힐은 설명했다.
힐은 또 트럼프 개인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와 관련, 볼턴은 국무부의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대표와 다른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에 관해 줄리아니와 얘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힐 전 국장은 볼턴과 국무부 관계자들이 모두 줄리아니의 역할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볼턴에게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임무를 부여받았는지 물었지만, 볼턴은 이를 몰랐다고 했다.
힐은 또 볼턴의 사무실에 있는 TV는 항상 켜져 있었고 대개 폭스 채널에 맞춰져 있었다고 전했으며 TV에 줄리아니가 나올 때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위해 볼턴은 소리를 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폭스 뉴스는 트럼프가 애청하는 채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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