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구도 출렁…'바이든 대안카드' 부상 여부 관건
트럼프 "바이든 타격 입히겠지만 잘 못할것…문제 많이 안고 있어" 조롱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의 내년 대선 도전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옴에 따라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출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악재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본선 대결에서 필승을 장담할 확실한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블룸버그 전 시장이 경선에 뛰어들 경우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민주당 일부 주자들은 경계감을 표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할 것"이라며 깎아내리기에 나섰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2020년 경선 구도 재편을 위협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대선 레이스 합류 가능성은 민주당 경선에 충격파를 안겨다 줬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불출마를 선언했던 블룸버그 전 시장이 경선 시작 불과 두 달 전에 출마 쪽으로 선회하면서 일부 민주당 주자들은 판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며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더 힐은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앨라배마주 후보경선에 출마하기 위한 신청서를 조만간 민주당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날 보도한 바 있다.
'3선 뉴욕시장' 출신의 그의 뒤늦은 합류가 경선 구도의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그의 출마가 현실화할 경우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는 미지수이다.
당내 진보 그룹의 '입김'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온건 중도파인 블룸버그 전 시장이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딛고 파이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오히려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다크 호스'로서 기존 선두주자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진보 개혁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전체 유권자를 놓고 보면 표의 흐름은 다르게 나타나서다. 실제 NYT가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경합 주 6곳의 바닥 표심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NYT는 핵심 격전지의 민주당 지지층은 온건한 성향의 대선주자를 선호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부유층과 각을 세워온 진보 성향의 주자 진영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출마를 민주당의 진보적 공약들에 대한 '반발'로 규정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워런 캠프 측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부유하고 연고가 탄탄한 이들은 정부가 더는 그들의 요구사항을 맞춰주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워런이 대통령 되는 걸 두려워한다"며 "이들은 워런의 당선을 막기 위한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더 힐은 보도했다.
무엇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워런으로부터 선두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안으로서 인정받느냐 여부가 그의 위력 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꼽힌다.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선 워런의 추격에 더해 지지층이 겹치는 블룸버그 전 시장의 도전까지 더해지면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는 셈이다.
실제 블룸버그 전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하락세와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 부재 등을 출마 시 명분으로 삼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몬머스 대학의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지율은 2%에 그치는 등 그가 기존 선두권 주자들의 지지도를 갉아먹을 수는 있지만, 전체 판을 흔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더 힐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블룸버그 전 시장을 '리틀 마이클'이라는 별칭으로 조롱하며 "그는 잘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는 실제 바이든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블룸버그 전 시장을 꽤 잘 안다면서 "그에게 잘해 낼 마법은 없다. 리틀 마이클은 실패할 것이다. 그는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개인적 문제들을 안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다른 문제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잘하지 못하겠지만 잘한다면 나도 기쁠 것"이라며 "리틀 마이클 보다 더 (본선에서) 붙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경쟁우위를 자신했다. 그는 "나는 마이클 블룸버그를 오랫동안 알았다. 그는 과거 트럼프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됐다"고 폄훼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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