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상장사 529곳 분석…"경제활력 회복 위해 규제·노동개혁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은 감소하고 재고자산은 늘어나 기업활동이 위축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상장기업 529곳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상반기 상장기업 529곳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296조9천억원에서 289조원으로 2.7% 감소했다. 제조기업만 떼어놓고 보면 210조5천억원에서 202조1천억원으로 4.0% 줄었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증가세가 꺾였다.
현금성 자산은 큰 거래 비용 없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일종의 대기 투자자금을 말한다. 대차대조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종합한 자산이다.
한경연은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감소는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감소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68조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0.9% 줄어 최근 5년간 현금흐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경연은 특히 매출 상위 10대 기업은 27조6천억원으로, 작년 상반기(55조7천억원)보다 50.5% 줄어 2012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작년보다 40.4% 줄어들며 제조업 업황이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 상장 회사들이 보유한 재고자산은 229조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2017·2018년 재고자산 증가율은 각각 8.2%, 12.7%로 올해 상반기(6.1%)보다 높았지만, 재고자산 증가의 성격이 달랐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2017·2018년의 재고자산 증가는 매출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잘 팔리는 재고'였지만, 올해는 '안 팔린 재고'로 차이가 있다"며 "제조기업의 재고는 올 상반기에만 12조2천억원 증가해 작년 한 해 동안 재고 증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제조기업의 재고자산회전율은 3.7회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데, 상반기 기준 2017년 41일, 작년 44일 걸리던 것이 올해는 49일로 길어진 것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기업이 경제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과 노동 개혁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