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도네시아 출신 가정부 포섭해 테러 종용"
"정서적 취약성 공략해 극단주의 사상 주입"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 국가(IS)가 아시아의 여성 이주노동자들을 새로운 먹잇감으로 노리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달 IS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인도네시아인 가정부 세 명을 구금했다. 이들은 모두 30대 여성으로 지난해 온라인에서 IS의 자료를 접한 뒤 극단주의에 빠졌다.
세 명 중 두 명은 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여행 갈 생각이었고, 특히 한 명은 자살폭탄 테러범이 되겠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품었다.
이와 관련해 테러리즘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당국에 체포된 여성 가정부들이 IS의 극단주의 사상에 물든 유일한 사례가 아니라는 점을 경고했다고 CNN은 전했다.
IS가 본거지인 중동에서 몰락의 위기에 놓이자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IS가 노리는 새로운 타깃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일하는 이주 여성 노동자들이다.
인도네시아 싱크탱크인 분쟁정책연구소(IPAC)는 "이주 여성 노동자들이 IS의 먹잇감이 돼서 착취당하고 있다"며 "IS의 세포 조직원들은 이주 여성 노동자들을 돈벌이 수단(cash cows)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주 여성 노동자들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갖고 있고 영어를 할 수 있으며, 방대한 국제 네트워크가 있다는 점이 IS가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다.
가정부나 유모, 어르신 돌보미 등으로 일하는 이주 여성 노동자는 홍콩에만 38만5천명이 있고, 싱가포르로 건너간 이주 여성 노동자는 25만명에 달한다.
2015∼2017년에 실시한 IPAC 조사에 따르면 적어도 50명의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여성 노동자들이 이슬람 과격파였고, 이들 중 43명은 홍콩, 4명은 싱가포르, 3명은 대만에서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IPAC은 "이주 여성 노동자들은 파렴치한 고용주에 의해 부당한 대우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이주 여성 노동자들은 온라인을 통한 사상 주입과 세뇌에 취약했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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