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최대 119석 예상…제1당 유지했지만 과반에 턱없이 부족
중도우파 국민당 최대 90석…극우 복스, 배 이상 늘어난 56∼59석 전망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올해 두 번째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 정당이 크게 약진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은 제1당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이번에도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할 것으로 예측됐다.
스페인 전체 인구 4천700만명 중 유권자는 3천700만명으로, 이들은 이날 전국 6만여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권을 행사했다.
여론조사기업 GAD3와 공영 RTVE 방송이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여론조사(10월 25일∼11월 10일 실시) 결과 사회노동당은 하원 350석 정원에서 114∼119석을 얻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과반 의석(176석 이상)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지난 4월 총선(123석)에 비해서도 의석이 줄 것으로 예상됐다.
사회노동당의 라이벌 정당이자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은 85∼90석으로 지난 총선의 66석에 비해 의석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총선에서 24석을 확보하면서 처음 원내로 진입한 극우 성향의 복스(Vox)는 이번에 배 이상 늘어난 56∼5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복스는 프랑코의 철권통치가 1975년 종식되면서 스페인이 민주주의를 회복한 이후 처음 하원에 진출한 극우 정당이다.
2013년 국민당의 보수우파 색채가 뚜렷한 인사들이 떨어져나와 창당한 복스는 지난해 12월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에서 12석을 차지한 이후 갈수록 세를 불려가고 있다.
급진좌파 포데모스는 30∼34석, 중도 시민당(시우다다노스)는 14∼15석 확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4월 총선에서 포데모스는 42석, 시우다다노스는 57석을 확보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지지율이 대폭 낮아지면서 제3당 지위를 복스에 내줄 것으로 분석됐다.
카탈루냐 민족주의 성향의 좌파정당 ERC는 이번 선거에서 13∼1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극우정당 복스의 돌풍은 최근 재점화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대법원이 지난달 14일 2017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다가 투옥된 자치정부의 전 지도부 9명에게 징역 9∼13년의 중형을 선고하자 이들의 석방과 카탈루냐의 독립 승인을 요구하는 시위가 카탈루냐 일원에서 격화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킴 토라가 이끄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이런 기류에 따라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정부가 분리주의자들에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는 우파 정당, 그중에서도 극우 성향의 복스 지지율 상승세로 이어졌다.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스페인 정치권의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4월 총선에서 사회당은 직전의 제1당이었던 국민당을 누르고 1당 지위를 확보했지만, 과반 의석 획득에는 실패한 탓에 야권을 상대로 오랜 기간 정부 구성 협상을 벌여왔다.
사회당은 특히 급진좌파 성향의 포데모스를 상대로 공을 들였지만, 각료직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협상이 결국 결렬, 또다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당과 포데모스의 최대 의석수를 합해도 153석에 그쳐 연정 출범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에서는 올해만 두 번, 최근 4년 동안 네 번의 총선이 실시됐다.
2015년 12월과 이듬해인 2016년 6월 총선에서는 국민당이 모두 제1당에 올랐지만,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한동안 이어졌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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