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남미 현역 최장수 지도자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선거 부정 논란 속에 결국 대통령직을 내놓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데베르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런 갈등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무척 가슴 아프다"며 의회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대통령, 대선부정 논란 사퇴…모랄레스 14년 집권종식 / 연합뉴스 (Yonhapnews)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는 그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20일 대통령 선거 이후 3주 만이다.
당시 선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2위에 10%포인트 앞서며 결선 없이 승리를 선언했지만, 석연치 않은 개표 과정을 놓고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되며 3주째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미주기구(OAS)가 대선 과정에서 여러 부정 행위가 발견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자 대선을 다시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에도 그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급기야 이날 군 수장까지 나서서 사퇴를 권고하자 결국 모랄레스 대통령은 두 손을 들게 됐다.
지난 2006년 1월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집권한 좌파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로써 거의 14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한편 이날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도 역시 사퇴 의사를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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