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탄핵 공개청문회 시즌 '폭풍전야'…여야 증인 샅바싸움 전초전

입력 2019-11-11 06:37   수정 2019-11-11 08:54

美탄핵 공개청문회 시즌 '폭풍전야'…여야 증인 샅바싸움 전초전
헌터 바이든·내부고발자 증인 채택 놓고 휴일에도 '기선제압' 장외전선
초점분산 막으려는 민주 vs 바이든 끌어들여 전선 분산 공화…전운고조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금주 공개 청문회 시즌에 본격 돌입하며 2라운드를 맞는 가운데 미 정치권은 주말인 10일(현지시간) 장외공방을 벌이며 전초전을 방불케 했다.
여야는 청문회 증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혐의 성립 여부 등을 놓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며 기선제압을 시도했다. 생중계를 통해 전국에 전파를 탈 공개청문회 국면을 맞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증인 채택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수사 외압 및 대(對)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연계 의혹에 집중하며 논점을 분산시키지 않으려는 민주당과 가능한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을 추가 시켜 민주당의 탄핵 전선을 흐리려는 공화당간에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일어난 이야기들을 전개해가는 과정에서 극적으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번엔 트럼프, 당신 해고야(You're fired)? 복잡다단한 '트럼프 탄핵사태' 3분 요약 / 연합뉴스 (Yonhapnews)
공화당은 청문회 증인 목록에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과 내부고발자 등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쓸모없고 불필요한 일"이라며 일축한 상황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헌터 바이든 등 공화당의 증인 요청에 차단막을 치며 논점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이슈로 튀지 않도록 상황관리에 나섰다.
하원 정보위 소속 션 패트릭 멀로니(뉴욕) 하원의원은 폭스뉴스 방송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공화당이 제안한 일부 증인들을 소환할 수 있을지 몰라도 헌터 바이든을 증인으로 불러야 할 이유는 찾지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멀로니는 "그(헌터 바이든)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과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헌터 바이든은 '탄핵 청문회'의 주제와 연관되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도 CNN방송 인터뷰에서 "헌터 바이든이 증언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찾지 못하겠다"고 가세했다.
반면 공화당 윌 허드(텍사스) 하원의원은 폭스뉴스 선데이에 나와 공익제보자 신원은 보호돼야 한다며 당 차원의 공익제보자 증인 요구 흐름과 간극을 드러내면서도 "어떠한 단서도 놓쳐선 안 된다. 헌터 바이든 및 바이든이 이사로 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부리스마 이사회 멤버들을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 성립 여부를 놓고도 여야 간 충돌이 재연됐다.
재키 스페이어(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ABC방송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이것은 매우 간단한 행위다. 대통령은 법을 어겼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바이든 전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원조를 제공하려고 했던 것은 '뇌물죄'에 강력하게 해당한다고 맹공했다.
같은 당 에릭 스왈엘 하원의원도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그동안의 비공개 증언을 통해 백악관이 구사해온 '갈취 책략'의 증거들이 이미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화당에 증인을 제안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만 그 적절성 여부를 결정하는 건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내 대표적인 트럼프 대통령 우군인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NBC방송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가 일어난다고 생각되는 국가에 대해 원조를 하지 않을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엄호사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을 다른 잣대로 다루는 건 불공평하다고도 했다.
역시 공화당 내 친(親) 트럼프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CBS 방송 계열 아이오와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와 관련해) 마음을 먹었다.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하원에 '당신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약값 인하, 캐나다·멕시코와의 무역 협상 타결 등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맥 손베리(텍사스) 하원의원은 '디스 위크'에 출연, 민주당을 향해 "편파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에 대한 접근으로 인해 오점이 남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부적절할 수는 있어도 탄핵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방어'했다.
다만 같은 당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것이냐 아니면 부패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는데 그 대상이 우연히 정치적 라이벌이 된 것인가 하는 가능한 두 개의 시나리오가 있다"며 전자의 경우 선을 넘은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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