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서만 보이는 현상, '남편과 빈약한 관계 보완노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남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엄마일수록 젖먹이 남자 아기에게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경향은 남자 아기와의 관계에게서만 나타나 빈약한 남편과의 관계를 아기와의 대화를 통해 보완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미국 심리학회지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부부관계의 질과 아이와의 대화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생후 7개월 정도된 젖먹이 아기가 있는 93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먼저 부부간의 대립이나 만족도, 상호지원 등 여러 가지 지표로 부부관계의 질을 평가했다. 이어 아기에게 소형 녹음기를 부착한 후 주말 등 양친과 아기가 집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전형적인 날의 대화를 녹음하도록 했다.
아기에게 거는 말과 대화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 부부관계의 질이 낮은 엄마일수록 아기에게 말을 많이 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남자 아기에서만 관찰됐다.
연구팀은 "아들과의 대화에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빈약한 남편과의 관계를 보완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빠는 딸이건, 아들이건 아기의 성별에 관계없이 엄마에 비해 아기와의 대화가 현저히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말을 거는 빈도도 부부관계의 질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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