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대금 1천억원…英 정부 보증·금융지원 포함된 듯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2위 제철업체 브리티시 스틸이 중국 징예그룹에 매각된다고 공영 B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산 규모 44억 파운드(6조6천억원)의 징예그룹은 2019년 중국 500대 기업 중 217위에 올라있다.
철강업을 중심으로 호텔과 부동산, 여행산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매각대금은 7천만 파운드(약 1천억원)로, 영국 정부의 보증 및 금융지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티시 스틸의 파산 관재인은 "계약은 규제당국 승인 획득을 포함해 여러 문제 해결을 전제로 완료될 것"이라며 "이해당사자들은 가능한 한 빨리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각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브리티시 스틸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드리아 레드섬 영국 기업부 장관은 징예그룹의 회장과 만났으며, 현재 고용된 직원들의 일자리 보장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사업장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매각과 관련해 국가안보 관련 이슈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잉글랜드 스컨소프에 주 사업장을 두고 있는 브리티시 스틸은 4천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다른 협력업체 등 2만명의 고용과 연계돼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에도 1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징예그룹은 현재 연 250만톤(t) 규모인 스컨소프의 철강 생산량을 300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징예그룹은 향후 10년간 브리티시 스틸의 공장 및 설비 개선을 위해 12억 파운드(약 1조8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수천여개의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고용 보장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기업개선 전문 투자회사인 그레이불 캐피탈은 지난 2016년 인도의 타타 스틸로부터 적자에 빠진 브리티시 스틸을 단돈 1 파운드(약 1천500원)에 인수했다.
브리티시 스틸은 그러나 이후에도 파운드화 가치 절하,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의 요인으로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400여명을 구조조정하기도 했다.
브리티시 스틸은 청산을 면하기 위해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정부가 난색을 보이면서 결국 지난 5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정부 파산관재인이 브리티시 스틸을 경영하면서 인수 기업을 물색해왔다.
당초 지난 8월 터키 군인 연기금 펀드의 투자기구이자 터키 최대 철강업체인 '에르데미르'(Erdemir)의 주주인 '아태르'(Ataer)가 브리티시 스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양측이 협상 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결국 징예그룹으로 기회가 넘어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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