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보고서…"이스라엘 지목한 테헤란 시설 추정"
독·불·영·EU "핵합의 준수 않으면 제재부활 등 상응조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미신고 시설에서 인간 활동에 따라 누출된 우라늄 입자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은 신고되지 않은 이란의 시설에서 우라늄 입자를 검출했다고 밝힌 IAEA의 최신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IAEA의 보고서에는 "IAEA의 사찰관들이 IAEA에 신고되지 않은 이란의 한 시설에서 인위적으로 유래된 우라늄 입자들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이들 입자가 채굴과 초기 가공을 거친 우라늄 산물로 여겨지며, 농축으로 인해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IAEA는 그러면서 "이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가능한 한 조속히 IAEA와 소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AEA는 우라늄 입자가 발견된 곳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BBC는 문제의 장소가 테헤란의 투르쿠자바드(Turquzabad) 지역으로 추정된다고 지목했다.
이곳은 과거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라고 주장한 장소이기도 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를 발견했다며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한 창고를 찍은 위성사진을 제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이 장소에 이란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막대한 양의 장비와 핵물질이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이 장소는 카펫 세탁 시설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이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받았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 정보 당국의 고위 관리 3명도 지난 주 브리핑에서 IAEA 사찰관들이 올해 봄 투르쿠자바드의 시설을 방문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IAEA는 이날 공개한 분기별 보고서에서 이란이 포르도 농축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란의 우라늄 저장량은 현재 551㎏에 달해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규정한 상한선 300㎏를 넘어선 상태라고 AFP는 전했다.
이와 관련, IAEA가 자리한 오스트리아 빈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 생산 속도가 매달 100㎏ 이상의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해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하자 JCPOA에 더 이상 구속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핵 활동 재개를 발표했다.
이란의 포르도에서의 우라늄 농축 재개에 대해 JCPOA의 유럽 서명국인 독일, 영국,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고위대표는 이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란이 지난 주 포르도 시설에서의 우라늄 농축을 재개한 것은 핵합의 위반"이라며 "이란이 주요 국가와 맺은 핵합의를 준수하지 않으면, 제재 부활을 포함해 상응하는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2015년 7월 미국, 러시아,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6개국과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대신에 핵 개발을 중단하기로 하는 JCPOA를 체결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