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아사드 일가, 4천만 달러 러 부동산 매입

입력 2019-11-12 10:06  

시리아 아사드 일가, 4천만 달러 러 부동산 매입
NGO "서방 제재 피해 자금 세탁 목적"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장기간의 내전으로 시리아 주민들의 생활과 국토가 극도로 황폐화한 상황에서 통치자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일가가 서방의 제재를 피해 막대한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드 대통령의 일가가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 업무지구에 4천만 달러(약 470억원) 상당 부동산 18채를 매입했으며 이는 서방의 제재 대상으로부터 재산을 안전지대로 빼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의 사촌으로 시리아 내 제2의 영향력 있는 가문인 마흘루프가(家) 일원들이 '모스크바 시티' 지구의 고층빌딩 내 업무용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더타임스가 전 세계 부정부패를 추적 중인 국제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특히 부동산을 매입한 마흘루프가가 대량 처형과 병원 폭격,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 등 시리아 내전 기간 벌어진 21세기 최악의 일부 잔혹 행위에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대부분은 아사드 대통령의 가까운 사촌 가운데 한 사람인 하페즈 마흘루프가 매입했으며 아사드 대통령 이너서클의 강경파 일원인 마흘루프는 시리아 정보부 고위 관리 출신으로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고문과 살해를 지시한 혐의로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기간 아사드 정권에 군사원조를 제공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마흘루프가는 러시아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지 않으며 마흘루프와 그의 부인은 지난 2013년부터 모스크바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에 최소한 2곳의 군기지를 운용하면서 아사드 정부군이 반군을 퇴치하는데 결정적인 공군력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부동산 가운데 11채를 매입하기 위해 해외 레바논계 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용한 것은 시리아로부터의 자금을 세탁해 결국 EU로 들여오기 위한 작전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돈이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대한 인권침해와 관련이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강조했다.
이밖에 마흘루프가의 다른 5명도 이미 모스크바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중 시리아 국영통신사(시리아텔) 소유주인 시리아 최대부자 라미 마흘루프는 지난 2011년 EU로부터 아사드 정권에 대한 자금줄 역할로 제재에 올라있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 정부는 아사드 일가가 모스크바 시티 지구에 부동산을 매입했는지 알지 못하며 이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러시아는 절대적인 자유시장 체제"라고 주장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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