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한 경고한 북한 보복설, 진짜일까?'

입력 2019-11-12 15:30  

'연말 시한 경고한 북한 보복설, 진짜일까?'
"ICBM 발사 시 협상 파국 국면으로"-미 전문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북한이 그들이 설정한 연말 시한 이전에 미국의 행동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만약 시한이 미국 측의 아무런 반응 없이 그대로 지나칠 경우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부산대 국제관계학 로버트 켈리 교수는 지난 10일 군사 안보 전문 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NI) 기고를 통해 '연말 시한'을 앞두고 협상의 타결과 파국의 전망이 공존한다면서 만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ICBM) 발사 등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북핵 협상은 서서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켈리 교수는 앞서 NI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등 좀처럼 보기 힘든 북한에 호의적인 한미 대통령 조합을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해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켈리 교수는 연말 시한이 그대로 지나칠 경우 예상할 수 있는 북한의 가장 노골적인 반발로 ICBM 시험 발사를 들었다. 김정은으로선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 '협상 중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신사협정을 깨는 셈이다.
북한은 올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지만 일본을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함으로써 (신사)협정을 깨지 않으면서 사실상 일본을 통해 미국을 압박해왔다.
최소한 진전의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하는 트럼프로서도 북한의 이러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질책하지 않았다.
켈리 교수는 만약 북한이 시한 직후인 내년 1-2월 중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협상이 사실상 공개적 파국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로서는 더는 김정은을 두둔하기가 어렵고 이전의 '화염과 분노' 수준은 아니더라도 미국의 전문가들과 일반 여론이 북한은 적국임을 거듭 환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정은을 두둔함으로써 혹시나 하는 결과를 기대했던 트럼프의 기다리기가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켈리 교수는 트럼프가 김정은을 두둔하는 바람에 미국 외교정책에서 기본적으로 고립된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금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트럼프의 그동안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음이 입증된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포위와 억지'라는 이전 정책으로 급격히 선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마냥 북핵 문제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며 더욱이 야당인 민주당으로부터 탄핵 위기에 처해있다. 대통령과 최고위 관리들의 관심이 다른 데 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경고한 '시한'은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크다고 켈리 교수는 예상했다.
나아가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3차례 정상회담을 미 대통령 사상 전례 없는 성과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시한이 그냥 지나가면 그동안의 평화절차는 서서히 무너질 것이며 북한은 몇차례 엄포 후 1월이나 2월 말 무렵 도발에 나설 것이다. 따라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협상의지가 타결을 위한 마지막 중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켈리 교수는 지적했다.
켈리 교수는 따라서 이제는 문 대통령이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단순한 양보나 또 다른 정상회담과 같은 것이 아닌 '최종적 추진'(final push)을 취해야 할 시기라면서 한국과 미국, 북한 간에 창조적 교환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적 교환을 통해 '바쁜' 트럼프의 관심을 북한으로 되돌려 최종적으로 북한으로부터 한미 양국 보수파들의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북한의 양보를 끌어낸다는 것이다. 동시적으로 북한에는 그들의 카운트다운을 중단할 수 있는 충분한 제의를 내놓는다는 방안이다.
켈리 교수는 문 대통령 혹은 누군가가 이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면서 그러나 협상은 여러 정황에서 이제 최종적 순간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경고한 시한이 다가오고 있고 트럼프는 재선과 탄핵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문 대통령은 선거를 앞둔 복합적 상황을 지적하면서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는 최종적 순간을 향해 접근하고 있으나 중대한 타결을 위한 시간대(time window )는 닫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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