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폭도가 경찰 먼저 공격…외부 간섭 안돼"
인민일보 "경찰이 폭동 종식해야 공정한 선거 가능"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홍콩 시위 사태가 경찰의 실탄 발포로 한층 격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미국과 영국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12일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 대변인은 최근 미국 국무부와 영국 외교부, 일부 미국과 영국 정치인이 홍콩 문제에 발언을 쏟아내며 흑백을 전도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대변인은 "최근 홍콩의 폭도들이 한층 격한 폭력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지하철에 화염병을 던지고 자신들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을 휘발유로 불태우기까지 하는 등 수단의 잔혹함이 테러리즘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는 '평화 집회' '표현의 자유'의 경계선을 뛰어넘었으며 이미 인간의 문명과 인간 도덕의 저변을 상실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일부 미국과 영국 정치들이 홍콩 경찰의 정상적인 법 집행보다는 불법 폭력배를 두둔하고 있다면서 "폭력은 저지돼야 하고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과 영국 정치인들이 이중 잣대와 패권 논리를 바꾸길 바란다"면서 "홍콩 문제에 관여하고 불난 틈을 타서 강탈하겠다는 망상을 버릴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제 사회가 미국과 영국 정치인들의 거짓말과 속셈을 간파해 폭력 범죄에 대한 홍콩 특구 정부의 단속과 처벌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일어난 경찰의 시위대 총격에 대해 "폭도가 경찰을 공격한 것이 먼저였으며 경찰은 완전히 법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다면 경찰이 어떻게 했을까?"하고 반문했다.
그는 "홍콩에 대한 어떤 외국 정부나 조직, 개인의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과 영국이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홍콩 문제에 어떤 형식으로라도 간섭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법에 따른 통치를 지지하며 홍콩 경찰이 법에 따라 법을 집행하고 사회질서와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폭력 시위를 언급하며 오는 24일 구의원 선거가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선거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의 영향으로 친중파 진영이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인민일보는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한 것에 대해 "폭력 범죄로부터 대중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이며 합리적, 합법적인 대응"이라면서 "위법 범죄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엄정히 집행하고 제지하는 것이 경찰의 직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에 대한 지지와 사회 안녕 유지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홍콩 경찰이 그동안 극도로 자제심을 보여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과감하게 폭동을 종식해야만 안정을 찾을 수 있고 공정한 선거를 할 수 있으며 홍콩이 새 출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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