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첫 EU 회원국 방문…"서방의 투자도 기대할 듯"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최근 들어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벨라루스 대통령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방문했다.
12일(현지시간) 독일의 공영 도이체벨레(DW), AFP 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빈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명목상으로 지난 3월 당시 오스트리아 총리였던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벨라루스를 방문했을 때 답방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그러나 벨라루스를 25년 동안 철권통치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EU 회원국을 방문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어서 눈길을 끈다고 DW는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근래 들어 러시아와는 거리를 두고 EU 등 서방과는 관계 개선을 모색 중이기 때문이다.
벨라루스는 구(舊)소련의 일원으로, 그간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지난 2014년 이후 벨라루스도 병합될 수 있다는 의구심에 러시아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대신 EU의 인권 보호 지적에 부응해 다수의 야당 정치인을 석방하고 유럽 지도자들을 벨라루스로 초청하는 등 EU와 관계 개선을 도모해왔다.
특히 벨라루스는 오는 17일 총선을 앞두고 있어 루카셴코 대통령이 EU 회원국 방문을 통해 외교적으로 '성공'했다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고 AFP는 진단했다.
여기에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에 이어 벨라루스의 2대 투자국으로 서방의 투자 확대도 기대할 수 있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는 '일석이조'라고 DW는 해석했다.
오스트리아의 정치학자인 게르하르트 만고트는 DW에 오스트리아는 벨라루스와 무역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매우 높으며, 벨라루스도 최근 경제 침체로 서방 투자자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벨라루스 야당들은 루카셴코의 '서방 나들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했다.
야당 정치인 아나톨리 레베드코는 DW에 "루카셴코는 돈 때문에 갔다"며 "그것이 그의 주된 목적"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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