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동맹 34.5% 1위 유지 속 민주당-오성운동 2∼3위
연정의 국정 운영에 부담될 듯…향후 지방선거 판세 주목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가에서 우파의 기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탈리아 뉴스 채널 'Tg La7'이 공개한 11일자 여론조사에서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이끄는 극우 정당 동맹(Lega)이 지지율 34.5%로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현 내각의 한 축인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이 18.6%의 지지율로 2위권을 유지했고, 민주당의 연정 파트너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은 15.8%로 3위에 랭크됐다.
이어 또 다른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이 9.5%,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중도우파당 전진이탈리아(FI)가 6.2% 등으로 뒤를 이었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민주당을 탈당해 만든 중도 성향의 이탈리아 비바(IV)는 5.6%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 당시 지지율이 40%에 육박했던 동맹은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깨며 정국 위기를 초래한 뒤 지지율이 다소 하향곡선을 그었으나 여전히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합쳐도 동맹에 못 미칠 정도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동맹과 이탈리아형제들, 전진이탈리아 등 이른바 '우파연합'의 합산 지지율이 50.2%로 과반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 당장 총선을 치른다면 우파연합이 정권을 탈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8월 고공 지지율을 믿고 연정을 파기한 동맹의 정치적 도박은 우파가 뭉친다는 전제 아래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우파연합의 강세는 오성운동-민주당 간 연립정부가 국정을 이끌어가는데 적잖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정 내에서는 2020년도 예산안 등에서 양당이 사사건건 부딪치며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자성론도 대두된다.
이탈리아 정가에서는 이러한 지지율 스코어가 오는 12월 남부의 칼라브리아주(州)와 내년 1월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 지방선거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연정 내 분열이 가속하며 조기 총선이 가시권에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역사적으로 좌파가 줄곧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에밀리아로마냐는 연정으로선 절대 뺏겨서는 안 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앞서 연정은 지난달 27일 중부 움브리아주 지방선거에서 동맹이 내세운 우파연합 후보에 큰 표차로 패해 각 당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가 제기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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