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벽'에 웹카메라 설치한다…"공사 과정 생중계"

입력 2019-11-13 16:18  

'트럼프 장벽'에 웹카메라 설치한다…"공사 과정 생중계"
트럼프 사위 쿠슈너가 앞장서 추진…"장벽에 대한 관심 유도"
사유지 확보 등 난관…세금 100억달러 투입했으나 공사일정 늦어져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민자를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건설하는 이른바 '트럼프 장벽'에 웹 카메라가 설치될 전망이다. 공사 과정을 생중계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공사기간도 단축시키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일부 고위 관료들이 이러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익명을 요구한 4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미 육군 공병부대,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이에 부정적이며, 또 장벽 설치 구간에 사유지가 많아 실제 기간을 단축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내년 초까지 장벽에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하겠다"며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까지 완공을 원하는 수백 마일의 새로운 장벽 설치에 대한 지지를 끌어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세금 100억 달러(11조6천710억원)가 들어간 장벽 설치 사업은 목표 일정에 뒤처졌다. 또 텍사스주에서는 건설을 위해 일단 사유지를 먼저 확보해야 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다.
웹 카메라 설치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장벽 설치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쿠슈너가 지난 7월 운을 띄웠다.
당시 공병부대와 세관국경보호국은 웹 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건설업자들이 고유 기술을 경쟁사에 노출하게 될 뿐 아니라 작업 중 일부 근로자들이 멕시코 쪽으로 어쩔 수 없이 넘어가는 상황도 그대로 촬영돼 계약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장벽 일부는 오지여서 웹 카메라를 위해 별도의 통신 장비를 설치하고, 촬영 각도를 조정하기 위해 별도의 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쿠슈너는 24시간 가동되는 웹 카메라 설치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항상 공사 진척 상황을 묻기 때문에 쿠슈너가 매우 적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변명은 들을 것 없이 어떻게든 공사를 완성하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관국경보호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81마일(130㎞)의 장벽 설치 공사를 마무리했고, 155마일(249㎞)은 공사 중이며, 273마일(439㎞)은 공사 전 단계인 상황이다.
세관국경보호국은 400∼500마일에 달하는 장벽 설치 계획을 목표 일정 내에 완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민간에서는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텍사스에 설치 예정인 166마일(267㎞) 가운데 4마일(6㎞)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유지를 지나가야 해서 토지를 매입 또는 수용해야 하지만, 정부는 아직 수십명에 달하는 소유주를 만나 조사하는 사전 작업도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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