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탄핵조사지만' 트럼프, 닉슨·클린턴 때와 다른 양상

입력 2019-11-14 00:55   수정 2019-11-14 09:27

'같은 탄핵조사지만' 트럼프, 닉슨·클린턴 때와 다른 양상
특검없이 의회조사만으로 진행…'일방적 전달' TV 대신 '양방향 소통' SNS 시대
의회 존중 않는 트럼프, 탄핵여론 높아져…재선 앞두고 탄핵조사도 달라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 중 4번째로 이뤄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과거 사례와 비교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관심을 모은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지난 9월말 탄핵조사 착수 이후 비공개 증언을 진행한 데 이어 13일(현지시간) 공개 청문회로 전환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역사적 탄핵 절차를 본격화했다.


미국 대통령 중 의회의 탄핵 조사를 받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까지 포함해 모두 4명이다.
1868년 17대 대통령 앤드루 존슨과 1998년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대통령직을 유지했다.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은 1973년 민주당 대선캠프 도청사건인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져 탄핵에 직면했다. 닉슨은 탄핵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탄핵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것이 확실시되자, 이듬해 스스로 사임했다. 비교적 최근 사례인 닉슨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추진은 특별검사를 통해 상당한 조사가 진행된 뒤 이뤄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의혹은 케네스 스타 특검이,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콕스 아치볼드 등 2명의 특검에 의한 조사가 이뤄진 뒤 의회로 넘겨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내부고발자의 고발이 나온 이후 곧바로 의회가 탄핵조사에 들어가 특검 등을 통한 조사 절차가 없었다.


닉슨의 경우 자신이 소속된 공화당 지도부가 닉슨에게 탄핵안 통과 가능성을 경고할 정도로 당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산발적 불만을 표출하지만 대체로 '트럼프 엄호'에 동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탄핵조사 절차 공식화를 위한 하원의 결의안 표결 때 공화당 의원은 1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하원을 통과하겠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문턱을 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 여론전 양상이 달라진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닉슨 때는 인터넷이 없었고 클린턴 때도 광범위하게 사용되진 않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개인이 직접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SNS가 없어 국민은 TV로 나오는 똑같은 생중계를 지켜보는 수준이었다.
AP통신은 닉슨의 경우 TV로 생중계된 의회 청문회가 부정적 여론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1973년 갤럽 조사를 보면 71%의 미국인이 상원의 청문회를 봤을 정도로 TV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과 SNS가 일상화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아침에 TV뉴스를 보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트윗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개 청문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실시간 반격에 나서며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한 발빠른 대응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이가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SNS를 통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정보조작이 가능한 시대에 열리는 첫 탄핵조사라고 평가했다.


탄핵 조사에 임하는 대통령의 태도도 다르다.
닉슨은 언론을 포함해 비판자들에게 격분하고 클린턴과 그의 지지자들은 특검을 공격했지만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의회를 존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탄핵조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맹비난하면서 행정부가 증인 출석 등 의회 조사에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한 상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결정을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의 추이도 관심사다.
WP는 클린턴의 경우 탄핵 논란 와중인 1998년 가을 지지율이 오히려 오르기 시작했고, 대중이 그 사건을 알게 될수록 지지층의 지지가 강해져 그해 11월 조사에선 71%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여론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지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37~43% 범위였지만, 10월 초에는 50%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탄핵 찬성 여론이 꾸준히 올랐다고 WP는 전했다.
닉슨과 클린턴의 경우 재선에 성공한 뒤 탄핵 위기에 직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노리는 와중에 탄핵조사에 직면한 것도 차이점이다. 탄핵조사의 향배에 따라 재선 행보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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