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도 기후변화 경종…랜싯 "미래세대 질병 달고산다"

입력 2019-11-14 12:14  

의학계도 기후변화 경종…랜싯 "미래세대 질병 달고산다"
세계은행·WHO 등 35개 기관 전문가 참여해 진단
"전염병·대기오염 탓 유년기에 건강 해치고 평생 고생"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기후변화 때문에 미래 세대가 평생 건강 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의학계 진단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은 13일(현지시간) 발간한 2019년판 보고서 '건강과 기후변화에 대한 랜싯 카운트다운'에 이 같은 경고를 담았다.
이번 연구에는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전 세계 35개 기관에서 기후학자, 공학자, 공중보건의학자, 경제학자 등 전문가 약 120명이 참가했다.
연구진은 세계의 기온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상승하면 현재 태어나는 아이들이 평생 전염병, 대기오염, 영양 부족과 폭염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진들은 인간이 파리 기후협약의 요건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2100년까지 세계 기온이 섭씨 2도 밑으로 오를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인간 건강 상태를 각각 비교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인 화석연료 사용이 지속하면 대기오염이 심해지는데, 아이들은 생리적으로 저항력이 떨어지는 만큼 이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어른보다 심장이 더 빨리 뛰는 아이들은 그만큼 호흡 속도도 높아 신체 대비 오염물질 흡수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수온이 상승하면 뎅기열, 콜레라 등 전염병도 증가해 면역체계가 약한 아이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지구 온난화를 막는 정책을 도입하면 이런 결과를 막을 수 있다고 연구진들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각국에 친환경 연료와 자동차·자전거 등 '깨끗한' 운송수단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연구를 주도한 닉 와츠는 "아이들은 신체와 면역 체계가 완전하지 않아서 질병과 환경 오염원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유년기의 건강 손상은 평생에 걸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모든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즉시 줄이지 않으면 (아이들의) 기대수명이 줄어들 것이며, 기후 변화가 한 세대 전체의 건강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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