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인근 고교서 총격으로 2명 사망·3명 부상…용의자 체포(종합3보)

입력 2019-11-15 10:40   수정 2019-11-15 10:46

美 LA인근 고교서 총격으로 2명 사망·3명 부상…용의자 체포(종합3보)
16세 여학생 등 2명 병원서 숨져…아시아계 16세 총격범도 심각한 상태
반자동 권총으로 캠퍼스 공터에서 다른 학생들 쏜 뒤 스스로 겨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도시인 샌타클라리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14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일어나 학생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AP통신·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총격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이 학교 캠퍼스 건물로 둘러싸인 공터(쿼드 에이리어)에서 일어났으며 아시아계로 알려진 16세 남학생 용의자가 45구경 반자동 권총을 다른 학생들을 향해 발사했다.

LA카운티 경찰국 알렉스 비야누에바 국장은 "용의자가 다른 학생 5명에게 총을 쏘고 스스로 총을 겨눠 다쳤다"라고 말했다.
용의자는 백팩에 권총을 숨겨서 갔으며 총기 구입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 남은 탄환은 없었고, 용의자는 마지막 한 발을 자신의 머리에 쐈다고 경찰은 말했다.
용의자와 숨진 희생자, 다친 부상자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 LA 필드오피스 책임자는 "용의자가 어떤 조직이나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FBI는 용의자의 단독 범행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내 학생과 학부모들은 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번 총격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17명이 사망한 학교 총격 이후 1년9개월여 만에 반복된 참극이다.
미 언론은 학교 총격의 상징과 같은 컬럼바인 고교 총기 참사 20주년에 또다시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주요 정치 이슈 중 하나인 총기 규제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용의자는 애초 총격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경찰에 체포된 뒤 병원에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심각한 상태라고 경찰은 말했다.
현지 헨리메이요 뉴홀 병원은 부상자 중 16세 여학생 한 명이 사망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사망자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어 부상자 가운데 중태이던 14세 남학생 한 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현지 경찰이 말했다. 사망자는 14일 정오 현재 2명으로 파악됐다.



이 병원은 앞서 다른 부상자 중 남학생 2명은 중태이며, 한 명은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총격으로 인한 부상자는 애초 6명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사망자 2명과 부상자 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하거나 다친 학생들은 대부분 수업 시작 전 운동장에 있다가 총에 맞았으며, 한 학생은 합창단 교실에서 총에 맞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LA카운티 경찰국은 이날 총격 발생 직후 트위터에 "샌타클라리타 소거스 고교에서 총격이 있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관들이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경찰과 특수기동대(SWAT), 연방수사국(FBI), 주류·담배·화기류단속국(ATF) 요원 등이 대거 몰려들었으며 경찰차와 응급차 수십 대가 출동했다.



앞서 경찰은 검은 옷을 입은 남성 용의자가 학교에서 목격됐다면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아시아계 남성 용의자가 검은 옷을 입고 총격 현장에서 빠져나왔다. 인근 주민들은 총격 현장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이후 약 한 시간여 만에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알렸다.
경찰은 용의자 자택 등을 수색한 결과 용의자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때 '소거스(고교), 내일 학교에서 즐거운 일이 있을 것'이라는 포스트가 올라왔다가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스타그램 포스트가 학교 총격을 암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직후 소거스 고교를 비롯해 윌리엄 S.하트 교육구 내 모든 학교 캠퍼스가 한동안 봉쇄됐다. 이후 소거스 고교를 제외한 학교의 봉쇄는 이날 정오 현재 풀린 상태다.
현지 TV 화면에는 소거스 고교에서 학생들이 경찰의 인도를 받아 일렬로 대피하는 모습이 잡혔다. 학생들 중 일부는 교실 등에 대피한 뒤 웅크린 채로 공포에 떨다가 경찰의 인도를 받았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샌타클라리타는 LA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신흥 도시로 한인 거주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주택단지 중 한 곳이다. 치안상황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학교는 학생 수 2천480명으로 이 지역 교육구 관내에서 가장 큰 학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2월 17명이 사망한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미 전역에서 총기 규제를 요구한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소거스 고교 학생들이 지역 지도자들과 총기 규제에 관한 타운홀 미팅도 열었고 강화된 안전계획을 세울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학부모 한나 드 코신은 CNN에 "이 지역은 안전 구역으로 알았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집에 머물고 있다. 학교에서 오늘 등교하지 말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총격 발생 직후 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현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지 주민과 학생들에게 법집행기관과 응급출동요원들의 권고를 따를 것을 당부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한편, LA총영사관은 "현지 교민들과 접촉한 결과, 현재 한국계 학생의 피해 접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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