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휴스턴대 연구진, 암 줄기세포 생물표지 발견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모든 암성 종양(cancerous tumors)에는, 치료제에 저항하고 스스로 재생하며 전이성이 높은 암 줄기세포(cancer stem cells)가 있다. 전체 암 사망의 약 90%가 암 줄기세포에서 기인한다.
미국 휴스턴대 약대의 고미카 우두가마수리야 의료 화학 부교수팀이 암세포의 생존과 확산을 좌우하는 암 줄기세포에서 새로운 생물표지를 발견해 저널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츠(Nature Scientific Reports)'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 대학이 1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암 줄기세포에서 처음 발견된 이 생물표지는 플렉틴(plectin)이라는 단백질이다.
우두가마수리야 교수는 "구조 단백질인 플렉틴은 주로 세포 내에서 발현하지만, 세포 표면으로 위치를 바꾸면 종양의 침습과 전이에 관여한다"라면서 "신약 개발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더 일반적인 생물표지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생물표지는 체내에서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리는 분자(molecules)를 말한다.
호르몬, 효소, 신호전달 물질 등 단백질 복합체의 궤도 이탈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환자마다 다른 특성을 보여 생물지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받는 건, 플렉틴의 발견 과정을 되짚어 따라가면 암 줄기세포를 죽이는 치료 약을 개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두가마수리야 교수는 생물표지 탐색과 치료 약 개발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무려 40만 종의 펩타이드를 합성한 뒤 자체 개발한 검사법으로 일일이 테스트해, 암세포는 그냥 두고 암 줄기세포만 표적으로 삼는 후보 물질 3종을 가려냈다.
이들 3종의 펩타이드로 암 줄기세포를 공격하는 실험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확인한 게 바로 플렉틴이다.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플렉틴은 암 줄기세포 특유의 생물표지로 입증됐다.
우두가마수리야 교수는 "플렉틴의 발현도가 높으면 폐 선암종 환자의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폐암 줄기세포와 플렉틴 사이의 유전형 상관관계와 표현형 상관관계도 드러났다"라면서 "이는 플렉틴이 폐암 줄기세포의 잠정적 생물표지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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