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 네트워크 부문 국유화…애플·구글 등 세금 부과해 비용 마련
보수당 "판타지 계획"…자유민주당 "돈 많이 드는 '소원목록'" 비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오는 12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브리티시텔레콤(BT)의 일부를 국유화해 영국 전역에 광섬유 광대역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집권 보수당은 그러나 납세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판타지 계획'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존 맥도넬 의원은 15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집권 보수당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오는 2025년까지 50억 파운드(약 7조5천억원)를 투자해 모든 가정에 광섬유 광대역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맥도넬 의원은 그러나 이 같은 보수당의 계획은 충분하지 않으며, 영국을 다른 경쟁국에 비해 뒤처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 계획에 150억 파운드(약 23조원)를 더한 200억 파운드(약 30조원)를 투자해 모든 가정과 기업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은 BT의 디지털 네트워크 담당 기구인 오픈리치(Openreach)를 국유화해 '브리티시 브로드밴드'라는 이름으로 영국 전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광대역망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노동당은 애플이나 구글 등과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T 외에 다른 광대역망 서비스 제공업체가 '브리티시 브로드밴드'에 망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들 기업 역시 국유화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당은 이미 철도와 수도, 우편, 에너지 산업 국유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노동당의 이 같은 계획은 그러나 당장 집권 보수당은 물론 다른 야당의 비판에 부딪혔다.
니키 모건 영국 문화부 장관은 "광대역망을 국유화한다는 제러미 코빈(노동당 대표)의 판타지 계획은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들의 돈 수백억 파운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민주당의 샘 지이마 의원은 "이것은 매우 어리석다. 너무 돈이 많이 드는 또 다른 소원 목록"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내 기술 기업들을 대표하는 '테크UK'의 줄리언 데이비드 최고경영자(CEO)는 "국유화로 인해 BT는 물론 BT와 경쟁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업들의 투자가 즉각 중단될 것"이라며 "노동당 계획은 통신산업과 그들의 고객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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