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격 동기 본격 조사…"마지막 한발 자신에게 쏜 점 주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학생과 학부모들을 또다시 몸서리치게 한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러리타 소거스 고교 총격 사건 용의자는 불과 16초 만에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다른 학생 5명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현지시간) 미 CBS방송·AP통신 등에 따르면 총격 용의자의 신원은 나다니엘 버로우(16)로 아시아계 학생으로 알려졌다. 어머니가 일본인, 아버지가 미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총격범은 전날 아침 7시 30분 수업을 기다리던 학생들이 있던 교내 쿼드 에이리어(건물로 둘러싸인 공터)에서 백팩에 숨겨온 45구경 반자동 권총을 꺼내 쏘기 시작했다.
경찰이 현장 CC(폐쇄회로) TV 카메라를 돌려본 결과, 용의자가 첫 발을 쏘고 마지막 남은 한 발을 자신의 머리에 겨눠 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16초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용의자가 다른 아이들을 무차별로 쐈다. 희생자와 부상자는 용의자와 아는 사이가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날 총격으로 16세 여학생, 14세 남학생 두 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건 당일인 전날은 용의자의 만 16세 생일이었다.
용의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소거스(고교), 내일 학교에서 즐거운 시간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가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 사람들과 학교 친구들은 용의자가 내성적이고 똑똑한 편이었으며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보이스카우트와 학교 육상부 활동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친구들은 기억했다.
용의자의 아버지는 헬스케어 회사 엔지니어로 30여년간 일했고 2년 전 사망한 것으로 돼 있다. 용의자 아버지가 가정 폭력으로 체포된 기록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심한 부상을 입은 용의자가 회복하는대로 총격 동기를 본격 조사할 계획이다.
알렉스 비야누에바 LA카운티 경찰국장은 "이런 종류의 범죄는 보통 우울증에서 비롯하기도 한다"면서 "마지막 한 발을 자신에게 쏘기 위해 남긴 점을 주목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지인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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