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서 모랄레스 지지 시위대 사망자 9명으로 늘어

입력 2019-11-17 17:14  

볼리비아서 모랄레스 지지 시위대 사망자 9명으로 늘어
군경, 시위대 향해 발포…당초 5명에서 4명 또 사망
모랄레스 "아녜스 정부가 소박한 시민 탱크·총알로 억압"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볼리비아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5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고 AFP·dpa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볼리비아 북동부 코차밤바 인근에서 시위대를 겨냥한 군경의 발포로 4명이 추가로 숨져 이틀 새 사망한 시위자 수가 9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볼리비아 정부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 수는 5명에 머물러 있다.
IACHR은 이로써 지난달 20일 이후 전개된 볼리비아 시위 사태로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71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15일 오전까지만 해도 주로 원주민으로 이루어진 시위대 수천 명은 코차밤바 인근 사카바에 모여 평화적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시위대가 코차밤바 진입을 위해 근처 군 검문소를 통과하려 하면서 군경과 충돌하기 시작했다.
현장 목격자들은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으며, 다수의 부상자가 병원에 실려 갔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사임한 후 멕시코로 망명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로 "소박한 민중은 평화와 대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자니네 아녜스가 이끄는 정부는 탱크와 총알로 이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사망자)은 모두 원주민"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자비 없이 살육을 자행하는 독재의 실상"이라고 아녜스 임시 대통령을 비난했다.
2006년 볼리비아의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취임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대선 승리를 선언했으나, 선거 부정 논란이 일면서 불복 시위와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10일 사임했다.
하루 뒤인 지난 11일 멕시코로 망명한 그는 줄곧 자신이 쿠데타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지난 12일 야당 소속 상원 부의장인 아녜스가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가운데 현재까지 수도 라파스를 비롯한 볼리비아 곳곳에선 가난한 농촌 원주민들을 주축으로 한 모랄레스 지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아녜스 임시 대통령은 이날 장 아르노 유엔 특사와 회동해 시위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아르노 특사는 이 자리에서 "볼리비아가 새 대선을 열기까지 이 지역 평화를 속히 회복하는 조치에 유엔이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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