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이공대 점거 이후 재발 방지 차원인 듯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 대학들이 지난주 이어졌던 시위대의 캠퍼스 점거 이후 교내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18일 SCMP에 따르면 홍콩대(HKU)는 전날 공지를 통해 "캠퍼스 출입구와 개별 건물들에서 신분증 검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대 측은 "학생과 교직원은 교내에서 항상 유효한 교직원증·학생증을 지니고 다녀야 한다"면서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외부 방문객이나 학생 및 교직원이 아닌 사람의 출입을 막겠다는 것이다.
홍콩대 측은 주 캠퍼스 등에 근무하는 교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기도 했다.
홍콩 침례대학도 홍콩대와 유사한 조치를 위해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SCMP는 전했다.
침례대 측은 "교내 출입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학생과 교직원만 출입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구체적 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침례대 측은 "카오룽퉁 지역 주 캠퍼스에서 시위대에 의한 혼란이 마무리됐고 주변 도로가 청소됐다"면서 교내 청소작업은 며칠 더 걸릴 전망이라며 학생들의 해당 구역 접근 자제를 당부했다.
침례대 부근 도로에서는 지난 16일 홍콩 주둔 중국인민해방군이 청소작업에 나선 바 있다.
홍콩 중문대는 18~20일 교내 모든 사무실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문대는 시위대가 통행을 막았던 톨로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으며, 홍콩 당국은 17일 고속도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중문대 인근 다리 출입을 봉쇄했다.
이런 조치는 강성 시위대에 점거된 홍콩 이공대에서 주말 동안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빚어진 가운데 취해졌다.
중문대 등 주요 대학들에서도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 간 최루탄과 화염병이 수일간 오간 바 있다.
홍콩 교육 당국은 안전을 이유로 전면 휴교령을 18일까지 하루 연장했다. 이에 따라 홍콩 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은 이날 모두 휴교를 이어갔다.
한편, 렁춘잉(梁振英) 전 홍콩 행정장관은 16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한 홍콩인들의 모임에서 폭력 시위에 겁먹지 말라면서 "홍콩사회는 폭력에 용감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렁 전 행정장관은 선두에 서는 시위대 숫자가 줄고 있다면서, 경찰의 대응이 시위대 저지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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