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타고 뒤따라오다 총격…정부-무슬림 반군 '폭력 악순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무슬림 반군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태국 남부에서 이번에는 노부부가 노상에서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부부의 아들이 경찰이라는 점에서 분리 독립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참극의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18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남부 빠따니주(州) 매란 지역에서 길을 가던 노부부가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함께 있던 두 살배기 손녀도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총격은 쿠안 노리와 파 라이 마을 중간에 있는 시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노부부는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손녀를 태우고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변을 당했다.
다른 오토바이를 탄 남성 두 명이 이들을 뒤따라오던 중 뒷자리에 타고 있던 남성이 총을 쏜 뒤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노부부의 아들이 경찰로 현재 남부 얄라주에서 근무 중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아들은 사건 다음 날 치러진 장례식에서 오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부모님은 고무 농장에서 일해왔으며 자신의 손위 누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면서 총상을 당한 2세 소녀가 누이의 딸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불교 중심 국가지만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남부 3개 주와 송클라주 일부 등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 지역은 종교, 인종, 문화적으로 이슬람교 중심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
과거 술탄이 다스리던 빠따니 왕국의 영토였던 이곳은 옛 시암 왕국에 병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태국 땅이 됐지만, 무슬림 반군들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테러와 무장분쟁을 벌여왔다.
지난 5일에는 반군 일당이 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채 얄라주 검문소 두 곳을 습격, 주민들로 구성된 자경단 15명을 숨지게 해 경찰이 대대적으로 반군 검거 작전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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