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익 KIST 연구원 "유연 전자소재에도 응용 가능할 것"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방염소재 등으로 널리 사용되는 폐섬유를 재활용해 리튬이온전지나 유연한 전자소재 등의 전극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탄소직물을 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손동익 선임연구원이 김학용 전북대 교수 연구진과 함께 손상된 폐섬유를 이용해 세탁이 가능하면서도 물리·화학적으로 안정한 탄소직물 소재를 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이 있어 방염소재 등으로 사용되는 산화 폴리아크릴로니트릴(Oxi-PAN) 폐섬유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연구팀은 Oxi-PAN 폐직물에서 얻은 4~5cm 길이의 폐섬유를 긴 실 형태로 만들고 방적공정을 통해 천으로 제작했다. 또 이 천을 최고 1천500℃에서 처리해 탄소로만 이루어진 탄소직물을 만들었다. 이 탄소직물로 의류와 장갑 등을 만들어 내구성을 테스트한 결과 1만번 이상 접거나 구겨도 형태와 전기전도도가 유지됐으며 세탁도 가능했다.
연구팀은 또 탄소직물을 리튬이온전지 소재로 쓸 수 있다는 사실도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 탄소직물을 리튬이온전지의 양극재 집전체로 사용한 결과, 수차례 충전과 방전을 거듭해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또 이 탄소직물 집전체는 1천200번 이상 굽혔다가 펴도 성능이 90% 이상 유지됐다.
KIST는 "연구팀이 만든 탄소직물 소재는 버리는 섬유를 활용했고 기존 제조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데다 상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손동익 연구원은 "구기고 비틀어도 원상 복원이 가능한 저가의 전극소재용 탄소직물을 개발했다"면서 "이 직물은 에너지 저장 소재에 응용할 수 있고 유연한 전자소재와 환경 소재 등 다양한 곳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복합재료 파트B : 엔지니어링'(Composites Part B : Engineering·온라인 10월 11일 자)에 실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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