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국외 부재자 신고 개시…선관위, 자카르타서 간담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지난 대선 때 파푸아에 사는 교민이 자카르타 투표소까지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24시간 만에 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총선 대비 재외선거 사전점검 간담회에서 교민들은 주로 '선거 편의성' 개선 요구에 입을 모았다.
선관위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외 부재자 신고를 전날부터 개시했다.
국외 부재자란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있으면서 해외에 체류하는 국민을 뜻한다.
반면, 재외선거인은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국민을 뜻하며, 이들은 영구명부제에 따라 상시 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2회 이상 계속해 재외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기재사항에 변동이 있으면 다시 등록해야 한다.
국외 부재자 신고와 재외선거인 등록은 내년 2월 15일까지고, 중앙선관위 홈페이지(ova.nec.go.kr)에 접속하거나 한국대사관에서 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서현식 경남도선관위 선거 과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외주재국의 선거 상황을 교민들로부터 직접 듣고 선거 절차·제도에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 과장 등 선관위·외교부 소속 출장자 4명은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를 방문해 의견을 수렴한다. 이집트·모로코 방문팀과 우크라이나·벨라루스 방문팀도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철훈 보고르 한인회장 겸 인도네시아 재외선관위 부위원장은 "대선과 비교해 총선은 투표 참여율이 많이 저조하다"며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국회의원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기에,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 파푸아 교민이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자카르타에 투표하러 온 것처럼 멀리서 오는 교민에게는 교통비 일부 보조 등 적정한 배려가 있어야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건의했다.
주인니한국대사관 김종민 총영사는 "투표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투표소를 늘리는 것"이라며 "예산이 문제인 것을 알지만, 이왕이면 재외선거가 도입된 이상 많은 교민이 참여하도록 물리적 뒷받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제의 재인니 한인청년회장은 "미국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전자 투표를 하려고 한다"며 "IT 강국인 한국도 전자 투표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개 섬이 동서로 흩어져 있어 3개의 시간대가 존재한다. 하지만, 투표소는 자카르타의 주인니한국대사관 1곳에 불과하다.
지난 대선 당시 재인니 한국 교민은 4만명으로 추정됐으나, 투표 참여를 위해 등록·신고한 선거인 수는 5천856명이고 실제 투표자는 4천369명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교민이 4만명 이상으로 추정돼 투표소가 대사관과 땅그랑까지 2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이민국이 발표한 통계상 한국 교민이 2만3천명에 불과해 총선 투표소가 대사관 1곳으로 줄었다. 교민 수가 줄면서 선거관 파견 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인도웹 최석일 대표는 "선거관이 못 오면 다른 선관위 직원이라도 파견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정선 한인포스트 대표는 "우편투표를 허용하든지, 재외국민 대표로 비례의석을 할당하든지 재외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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