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간츠, 마감시한까지 이틀 남아…아랍계 정당 둘러싸고 이견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연립정부 구성의 마감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정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는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120석의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서 아직 다른 정당들과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청백당 소식통들은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와 인터뷰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의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8석)과 손잡을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했다.
청백당의 한 간부는 "지금 리에베르만이 소수당 정권 구성을 지지하지 않지만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연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리에베르만 전 장관은 17일 오전 아랍계 정당들을 포함한 소수당 정권은 이스라엘에 재앙이라며 거대 정당인 보수 성향 리쿠드당과 청백당을 아우르는 '통합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권당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아랍계 정당들이 들어가는 연정은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한다.
네타냐후 정부는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잇달아 공격하며 안보 이슈를 부각했다.
지난 9월 치러진 총선에서 아랍계 4개 정당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13석을 확보했고 발라드당(3석)을 제외한 아랍계 정당 3곳이 간츠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에서 아랍계 인구는 약 20%이며 아랍계 정당들이 지지하는 총리 후보를 밝히기는 이례적이다.
청백당이 리쿠드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간츠 대표는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될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와 손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스라엘 검찰은 이르면 금주 뇌물수수, 배임 및 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간츠 대표는 지난달 23일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으로부터 28일 동안 연정을 구성할 권한을 받았고 연정 협상을 오는 20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간츠 대표가 그때까지 연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이스라엘에서 1년 사이 조기총선이 3차례나 치러지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조기 총선이 실시된 뒤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했고 이스라엘 의회는 리쿠드당 주도로 조기총선을 결정했다.
올해 9월 총선에서는 청백당이 33석으로 최다 의석을 확보했고 리쿠드당은 1석 적은 32석을 얻었다.
그러나 청백당 진영은 아랍계 정당들을 포함해도 약 54석에 그쳐 과반 의석에는 부족하다.
간츠 대표도 연정 구성에 실패할 위기에 놓였지만,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개연성도 있다.
또다시 총선을 치르는 상황이 올 경우 이스라엘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블린 대통령은 간츠 대표와 네타냐후 총리가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대연정을 위해 막판 중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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