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는 폭우, 북부는 폭설…이탈리아 전역 이상기후로 몸살

입력 2019-11-19 03:51   수정 2019-11-19 09:34

남부는 폭우, 북부는 폭설…이탈리아 전역 이상기후로 몸살
중부 피렌체·피사, 남부 마테라 등 물난리…북부선 눈사태로 열차 탈선·정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베네치아만이 아니다. 이탈리아반도의 북부부터 남부까지 전역이 악천후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폭설이 내린 이탈리아 북부 자치주 트렌티노-알토 아디제(독일어명 남티롤)의 볼차노에서는 이날 오전 눈사태로 열차가 탈선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해당 철로는 물론 인근 도로가 한동안 통제돼 주민들이 이동에 큰 불편을 겪었다.
알토 아디제 일부 지역은 폭설에 따른 정전으로 2천300여명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알토 아디제 내 대부분의 학교는 이날 하루 문을 열지 않았다.
알프스산맥을 낀 이탈리아 북부에는 최근 예년 이맘때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지난 12∼13일 밤사이 최대 50㎝의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부와 남부는 폭우로 몸살이다.
토스카나주에선 최근 지속한 호우로 아르노강이 범람 일보 직전까지 갔다.
'르네상스 발상지'인 피렌체와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 등이 모두 영향권에 들면서 베네치아에 이어 인류문화유산의 추가 손실 우려마저 나왔다.
불어난 강물에 피렌체 명물인 '폰테 베키오'(베키오 다리)의 교각 상단까지 물에 잠기면서 당국을 바짝 긴장시켰다.
일부 지역에선 아르노강 제방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며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베네치아 '최악의 한 주'…피렌체도 홍수 위기 / 연합뉴스 (Yonhapnews)



토스카나 정부는 주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추가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날 비가 잦아들면서 강 수위가 천천히 내려가고는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이탈리아 바실리카타주에 있는 마테라도 폭우로 큰 피해를 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테라는 '사시'(Sassi)라고 불리는 동굴 주거로 잘 알려진 곳이다.
마테라에는 지난 한 주 내내 많은 양의 비가 내려 베네치아와 마찬가지로 도시 곳곳이 침수됐다.
마테라시는 폭우 피해액이 800만유로(약 10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중앙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라파엘로 데 루지에리 시장은 "현재 상황이 다소 진정됐지만 폭우 피해액은 시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고 말했다.
악천후는 수도 로마도 피해가지 않았다.
17일 몰아친 강한 비바람에 가로수가 쓰러지며 차량을 덮쳐 1명이 부상했다. 최근 일주일 넘게 매일같이 쏟아진 비로 시내를 가로지르는 테베레강이 위험 수위에 이르기도 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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