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위대 '최후 보루' 이공대 봉쇄…탈출시도 이어져

입력 2019-11-19 10:42   수정 2019-11-19 11:45

홍콩 경찰, 시위대 '최후 보루' 이공대 봉쇄…탈출시도 이어져
육교 위서 밧줄 타고 내려오기도…대부분 실패해 400명 넘게 체포
경찰 '고사 작전'에 피로·절망감 더해져 시위 동력 점차 상실
침사추이, 몽콩 등 이공대 인근서 수천 명 밤샘 '지지 시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공대를 빠져나가려는 시위대의 탈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이공대를 전면 봉쇄한 채 시위대가 투항하기를 기다리는 '고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시위대는 18일부터 19일 새벽까지 수차례 이공대를 빠져나가려다가 대부분 실패해 400명 넘게 경찰에 체포됐다.

아직 이공대 내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지만, 피로와 절망감 등으로 시위 동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위대, 18일에만 7차례 탈출 시도…대부분 실패
경찰은 전날 새벽 시위대의 강력한 저항을 뚫고 이공대 교정에 일부 진입해 음향 대포, 물대포 등을 동원한 진압 작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이공대를 전면 봉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시위대는 화염병, 돌 등은 물론 활, 투석기 등까지 동원해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의 봉쇄로 이공대 내에 고립된 채 저항을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여기는 시위자도 늘어나는 분위기이다.
이에 이공대 내 시위대는 수십명 혹은 수백명씩 무리를 지어 아침 7시부터 시작해 밤늦게까지 18일 하루 동안 무려 7차례의 탈출 시도를 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탈출 시도는 최루탄을 마구 쏘며 이를 막는 경찰에 의해 대부분 저지됐고, 이 과정에서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4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하게 시위대의 탈출 시도가 성공한 것은 전날 밤 11시 무렵이었다.
수십 명의 시위대가 이 학교 건물 옆 육교에서 몸에 밧줄을 묶고 내려오자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가 이들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통해 달아났다. 하지만 이 경로도 경찰에 의해 곧바로 봉쇄됐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의 '백기 투항'을 원하고 있다.
투항하는 시위자에게는 다소 관대한 처벌을 하겠지만, 이공대 내에 남아서 끝까지 저항하는 시위대에게는 폭동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홍콩 경찰의 입장이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강경파'인 크리스 탕 신임 홍콩 경찰청장은 "시위는 테러리즘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진압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는 해도 다른 국가의 시위 진압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 설득 이어져…피로·절망감에 시위 동력 점차 상실
시위대가 끝까지 이공대 내에 남아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할 경우 유혈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위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전날 낮에는 여러 야당 의원들과 요셉 하 홍콩 천주교 보좌주교 등이 직접 교정 안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나오길 원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겠다고 제안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전날 밤 입법회 의원인 입킨웬 등이 이공대 내에 들어가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은 막지 않았다.
현재 이공대 내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많은 10대 고등학생, 중학생들이 머무르며 경찰의 진압작전에 저항하고 있다.
입킨웬 의원 등은 상당수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는데 성공했으며, 경찰은 18세 이하 학생은 체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들의 신상정보는 기록하고, 추후 법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40여 명의 부상한 자원봉사자 등도 이와 같은 조건으로 이공대를 떠나는 것이 허용됐다.
이날 새벽까지 시위대의 격렬한 저항이 이어져 이공대 내에서 큰 불길이 치솟기도 했지만, 이공대 내 시위대는 점차 그 시위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고사 작전'이 이어지면서 음식, 생수 등이 점차 바닥나고 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피로와 절망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위대 내에서는 향후 투쟁 방향을 놓고 언쟁마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위대는 전날 밤 이공대를 빠져나와 경찰에 투항하기도 했다.
이공대 내에 있는 학생들의 학부모들도 걱정과 불안에 애를 태우고 있다.
한 고등학생 시위 참가자의 어머니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내 아들이 겨우 17살인데 이공대 내에서 시위하다가 다쳤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내 아들이 죽는 것보다는 경찰에 체포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학부모들은 전날 이공대 인근 침사추이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 지휘부 면담을 통해 이공대 내부에 있는 자녀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침사추이, 몽콕 등 이공대 인근 지역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이공대 내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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