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빠진 영국여왕 차남…'10대와 성관계' 부인에도 사태악화

입력 2019-11-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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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빠진 영국여왕 차남…'10대와 성관계' 부인에도 사태악화
비난여론 속 기업·민간단체 앤드루왕자와 협력 중단·재검토
"재앙·불상사급 역풍"…미국·프랑스에선 '수사 협조하라' 압박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미국 억만장자가 소개한 10대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앤드루 영국 왕자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부정했지만 사태가 되레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 청소년·교육단체 아웃워드바운드 트러스트는 요크 공작(59·앤드루 왕자의 공식 직함)의 후원자 자격 유지 여부를 논의하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이 18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회계법인 KPMG는 앤드루 왕자의 창업 지원 프로젝트인 '피치@팰리스' 후원을 중단했다고 발표하면서, "부정적 언론 보도"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도 "피치@팰리스 프로그램과 협력 기간 3년이 연말에 종료되며 현재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KPMG는 피치@팰리스의 출범 때부터 참여한 후원 기업으로, 이번 결정은 앤드루 왕자의 대외 활동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망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의 활동에 그간 협력한 기업·민간단체들은 그의 BBC 방송 인터뷰 이후 연쇄적으로 후원 중단을 선언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달 16일 앤드루 왕자는 BBC 방송의 '뉴스나이트'에 출연, 자신에게 제기된 미성년자 성관계 스캔들을 전면 부인했다.
올해 8월 미국에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아동 성범죄 피해자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는 2001∼2002년 엡스타인의 지시로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했다고 앞서 법정에서 진술했다.
엡스타인의 '안마사'로 채용된 주프레는 당시 17∼18세 미성년이었다.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의 런던 자택에서 주프레의 허리를 팔로 감싸 안은 모습의 사진도 언론에 공개됐다.
앤드루 왕자는 인터뷰에서 주프레와 성관계했다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문제의 사진도 조작된 것으로 의심했다.
그의 인터뷰 방송은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재앙'이나 '불상사'에 비유될 정도로 역효과를 냈으며, 앤드루 왕자는 점점 수렁에 빠져드는 모습이라고 영국 언론은 진단했다.
일간 가디언은 앤드루 왕자가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을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전혀 보이지 않았고, 남성의 성적 행동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태도가 큰 반작용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수사에 협조하라는 압박도 고조했다.
미국과 별도로 엡스타인과 측근을 수사하는 파리 경찰은 엡스타인과 측근의 프랑스 내 범죄 피해자와 증인의 추가 제보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앞서 파리에 있는 엡스타인 소유의 고급 아파트에서 성 착취 및 불법 성매수가 이뤄졌다는 피해자 진술이 나왔다.
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의 파리 아파트에 여러 번 머무른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수사당국이 협조를 받으려고 앤드루 왕자를 소환할 가능성이 있다.
18일(미국태평양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엡스타인의 '피해자'라고 스스로 밝힌 여성이 추가로 나와 앤드루 왕자에게 수사 협조를 촉구했다.
이 여성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신원미상 피해 여성 15번'이라고 부르면서, "제프리 엡스타인의 측근이 나에게 연락을 해서, 엡스타인 소유의 섬으로 초대를 했는데, 손님 중에는 앤드루 왕자가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무서워서 초대를 거절했다는 이 여성은 "앤드루 왕자를 비롯해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누구라도 법정에서 자신이 가진 정보를 진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미국 수사당국의 협조 요청에 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앤드루 왕자는 그러한 '강요'를 받게 되면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법정 증언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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