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지난달 영국에서 밀입국하려다 숨진 채 발견된 베트남인 39명의 유족이 현지인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시신 송환 비용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과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족들은 자녀를 영국으로 몰래 보내기 위해 이미 상당한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영국 런던 동쪽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고, 이후 사망자가 모두 베트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dpa, AFP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외교부는 유족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사망자 시신 또는 (화장 이후) 유골 송환을 돕겠지만, 비용은 유족이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시신으로 송환할 경우 2천858달러(약 300만원), 유골로 송환할 경우 1천774달러(약 200만원)가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송환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화장을 권했다.
이 같은 통보를 받은 상당수 유족은 전통 장례문화에 따라 시신 운구를 원하면서도 운구 비용을 부담할 돈이 없어 시름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가 자녀의 영국 밀입국을 위해 이미 3만 달러(약 3천500만원) 이상의 빌리는 등 빚더미에 앉았다. 베트남 중북부 농어촌 지역의 1인당 평균 연간 소득은 1천200달러(약 140만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베트남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시신 송환 방식과 시기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사망자 10명의 유족이 거주하는 베트남 중북부 하띤성 깐록 지역의 부이 후이 끄엉 인민위원장은 19일 "오늘부터 유족에게 (송환 방식을) 선택하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