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출신 조란 테겔티야…파행 원인인 나토 가입은 미제로 남겨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발칸반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가 중앙정부를 이끌 총리를 임명했다고 AFP 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총리 임명은 작년 10월 대선·총선 실시 이래 13개월 만이다. 공식 내각이 없는 파행적 상황에 종지부가 찍힌 것이다.
보스니아 국가지도부는 경제학자 출신인 조란 테겔티야를 내각 총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1992년 옛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보스니아는 복잡하게 얽힌 민족·종교 간 갈등으로 '1국가 2체제'로 국가를 운영하면서 주요 민족·종교를 대표하는 3명의 대통령을 뽑아 국가지도부를 구성한다.
세르비아계(동방정교회)와 크로아티아계(가톨릭), 보스니아계(이슬람)에서 각각 선출된 이들 3명은 4년 임기에 8개월씩 돌아가면서 국가원수를 맡게 돼 있다.
이번 총리 임명은 이들 지도자 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의 관계 정립을 둘러싼 이견이 불완전하게 봉합되면서 가까스로 성사됐다.
보스니아·크로아티아계는 나토 가입을 적극 지지하는 반면 세르비아계는 어떤 안보 동맹에도 기대지 않는 군사적 중립을 주장한다.
이에 보스니아·크로아티아계는 나토 가입 이슈가 해결되지 않으면 총리를 임명할 수 없다고 버텨 내각 부재 상태가 지속해왔다.
하지만 3명의 지도자들이 이날 나토 이슈를 미제로 남겨두기로 합의하면서 돌파구가 열렸다.
이 합의는 이들이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미국 대사와 보스니아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단 등을 면담한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테겔티야는 조만간 보스니아 의회에서 임명안 승인을 받은 뒤 내각 구성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한은 의회의 임명안 승인 후 35일 이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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