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비우며 '실패할거야' 메모 남겼다"…오바마 참모들 반발

입력 2019-11-20 08:20  

"백악관 비우며 '실패할거야' 메모 남겼다"…오바마 참모들 반발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 발언에 "뻔뻔한 거짓말" 반박
"장난이라 여겼는데 왜 이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다" 해명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직원들이 백악관을 비우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는 듯한 메모를 남겼다고 주장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쇼 진행자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백악관에 처음 입성했을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그녀는 "모든 사무실은 오바마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우리는 남겨진 메모를 봤는데, 거기에는 '너는 실패할 거야', '너는 성공하지 못할 거야'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즉각 오바마 행정부 시절 관리들의 반발을 샀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공격했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변호사로 일한 대니얼 제이콥슨도 "정반대다. 우리는 가능한 한 정권 인수를 도우려고 브리핑 책을 남겼다"고 말했다.
연설문을 담당했던 코디 키넌은 트윗에 자신이 아이폰 충전기를 놔두고 오긴 했지만 "아무도 6학년 수준으로 적은, 상상력이 부족한 메모를 남기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그리셤 대변인은 논란이 일자 "나는 홍보 담당 부서에서 벌어진 우리 경험을 특정해서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다른 곳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다. 그때 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장난, 그리고 항상 발생한 일인 줄 알았다"며 "우리는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전등은 어떻게 켜는지 배우기 바빴다. 그것(메모)은 그리 큰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임자로부터 '사랑스러운 메모'를 발견했다고도 했다.
실제로 전임자였던 조안나 로숄름은 이날 "과거와 현재, 백악관 직원의 작은 가족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모두 공유하는 결속은 정치를 초월한다"고 적은 메모를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기도 했다.
AP는 과거에도 전임 백악관 직원이 백악관을 비우면서 장난을 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했을 때 보좌관들은 컴퓨터 자판에서 'W'가 사라지고, 정부 물품에 대선 경쟁자이던 앨 고어 전 부통령 선거 캠프의 스티커가 부착된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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