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NHS 등 놓고 공방…'누가 잘했냐' 설문에 존슨 51%·코빈 49%
보수당 지지율 42%·노동당 30%…보수당 하락·노동당 상승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오는 12월 12일 총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실시된 TV 토론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무승부를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존슨 총리와 코빈 대표는 전날 ITV 주최 양자 토론에서 브렉시트와 국민보건서비스(NHS) 등 여러 현안을 놓고 격돌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의 전반부는 브렉시트에 할애됐다.
존슨 총리는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한 뒤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 협상에 나서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코빈 대표는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폐기한 뒤 EU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과 더 긴밀한 관계를 뼈대로 하는 새 합의안을 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합의안과 EU 잔류 등을 놓고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 후 미국과의 무역협정과 관련해 존슨 총리가 NHS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빈 대표는 정부가 미국과 가진 여러 차례 비밀 회동에서 미국 제약업체가 NHS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존슨 총리는 우리의 NHS를 미국 거대 제약업체에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정부가 NHS를 무역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코빈 대표가 노동당 정부는 NHS 서비스 민영화를 중단하겠다고 말하자, 존슨 총리는 보수당 정부가 NHS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둘 모두 NHS가 영국이 가진 가장 훌륭한 제도 중 하나라고 추켜세웠다.
존슨 대표는 노동당이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를 허용해 연합왕국의 해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그러나 존슨 총리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면서 "노동당은 SNP와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억만장자가 소개한 10대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앤드루 왕자에 대한 질문에 존슨 총리와 코빈 대표는 모두 피해자에 대해 안타까움과 지지를 나타냈다.
코빈 대표는 이어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면서 제기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BBC 방송은 이날 토론의 명확한 승자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토론 직후 유고브의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이번 토론에서 존슨 총리가 더 잘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51%, 코빈 대표가 잘했다는 응답이 49%로 팽팽했다.
ITV는 존슨 총리, 코빈 대표의 양자 토론과 별도로 니컬라 스터전 SNP 대표,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 시안 베리 녹색당 공동대표와 별도 인터뷰를 방송했다.
스터전 대표는 "(존슨과 코빈) 둘 다 스코틀랜드의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스코틀랜드가 브렉시트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노동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할지는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윈슨 대표는 낡고 지친 양대 정당(보수당, 노동당)보다 자유민주당이 이 나라에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는 이들에 대한 세금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패라지 대표는 현재의 정치 시스템이 "부패하고 형편없으며 고장 났다"고 진단하면서 투표 시스템을 바꾸고 상원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베리 공동대표는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기후변화 문제를 적절히 다루는 데 실패하면서 젊은 층에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고브가 일간 더타임스 의뢰로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보수당은 지난 주말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42%였고, 노동당은 2%포인트 상승한 30%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두 정당 간 지지율 격차는 17%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줄었다.
자유민주당은 15%, 브렉시트당은 4%로 변동이 없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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