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나중에 학습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뉴질랜드에서 나왔다.
21일 뉴질랜드헤럴드에 따르면 오클랜드대학 연구진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 생후 9개월 때 책을 자주 읽어준 아이들은 4.5세가 됐을 때 언어와 수리능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뛰어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뉴질랜드에서 성장하기'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오클랜드와 와이카토 지역에서 태어난 6천여 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발달과정을 추적하는 장기적인 연구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에서 4세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1분 안에 알파벳 8개를 알아맞혔지만, 는 알파벳을 전부 알아맞혔다. 하나도 모르는 아이들도 3분의 1 정도 됐다.
알파벳을 모두 읽고 쓸 수 있었던 네 살배기 가운데 한 명인 알렉시스 맥그리거는 부모가 늘 책을 읽어주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엄마 테사 맥그리거는 "우리는 아이들이 아주 조그만 아기였을 때부터 책을 읽어주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알렉시스가 생후 6주밖에 되지 않았을 때 책을 읽어주는 사진도 갖고 있다"며 조그만 아기들을 위한 책들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책들은 대부분 흑백으로 돼 있지만, 책을 읽어주면 아기들도 거기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조기 학습의 성공 요인이 인종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도 조사했는데 그런 연구는 세계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아시아인, 백인, 마오리, 태평양 섬나라 출신 등 4개 인종 그룹으로 나누어 실시됐다.
아시아인 엄마를 둔 아이들은 4.5세 때 1분에 평균 14.7개의 알파벳을 읽을 줄 알았다.
그러나 백인들은 8.7개, 마오리는 4.2개, 태평양 섬나라 출신들은 4.5개로 차이를 보였다.
이런 차이는 대체로 엄마의 교육 수준과 집안의 경제 사정 등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런 차이를 배제하면 생후 9개월 때 얼마나 자주 책을 읽어주었느냐가 모든 인종 그룹에서 4.5세 때 아이의 학습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를 주도했던 오클랜드대학 교육 심리학자 케인 메이셀 박사는 조사 결과가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라며 "아이들에게 관련 행동을 가르쳐주면 그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또 생후 9개월 때 집에 어린이 책을 더 많이 갖고 있을수록 어느 인종집단에서나 2세 때 과잉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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