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앉아 中군사기지 될라"…차이나머니 저의 의심
中 영향력에 마셜제도·나우루·팔라우와 공동대응 방안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가 중국 측의 인공섬 건립 지원을 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투발루의 사이먼 코퍼 외교장관은 중국 기업들이 해수면 상승 문제 대처를 돕기 위한 인공섬 건립을 투발루에 제안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코퍼 장관은 구체적으로 중국 기업들이 투발루 지역사회와 접촉했다며 해당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BC도 이러한 소식을 전하면서 코퍼 장관이 중국 기업들의 제안을 남태평양에서 대만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투발루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해수면이 상승해 국토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국가로 거론된다.
앞서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 공화국은 지난 9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잇따라 수교했다.
대만은 솔로몬제도가 발전자금을 제안받았고 키리바시 공화국은 항공기 구매 자금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했다.
이들 국가뿐 아니라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상투메프린시페, 파나마도 대만과 단교했다.
이에 따라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는 15개국으로 줄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중국이 경제력을 앞세워 대만 수교국을 상대로 자국과의 수교를 압박하면서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코퍼 장관은 투발루는 대만을 계속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투발루와 대만의 외교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발루와 마셜제도, 팔라우, 나우루 등 태평양 지역에 있는 대만의 4개 수교국 간 연합체 결성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코퍼 장관은 "우리는 함께 모여 협력하는 것의 힘을 믿는다"며 "파트너와 함께 중국의 영향력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부채에 대한 많은 정보를 듣고 있다"며 "중국이 우리섬을 구매하고 우리 지역에 군사기지를 건설할 기회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방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일부에서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실크로드)를 추진하면서 공동개발을 명분으로 저개발국들에 감당하지 못할 부채를 떠안기고 이들 국가의 항구를 임차 형식으로 군사기지화한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코퍼 장관은 "우리는 이런 일들을 우려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이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주시하고 의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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