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피해' 주홍콩 英영사관 前직원은 성 매수자"

입력 2019-11-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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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피해' 주홍콩 英영사관 前직원은 성 매수자"
中 당국, '자백' 영상 공개하며 "고문 없었다" 주장
홍콩·서방 언론은 中조치에 의구심 내비치기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전직 직원이 중국 당국에 감금돼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중국 당국이 해당 직원의 '자백' 영상을 공개했다.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위챗 계정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경찰은 영국총영사관의 무역·투자 분야에서 근무했던 홍콩인 사이먼 청(29)이 성매매 혐의로 검거됐으며 고문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조처를 했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 자막에 따르면 청씨는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 여자친구와 가족을 볼 면목이 없다"면서 "깊은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잘못을 고치고, 다시는 잘못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경찰이 가족에게 통지할 수 있는데도 거절한 이유를 묻자 "너무 부끄러워서 알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 영상의 앞부분에는 청씨가 7~8월 세 차례에 걸쳐 특정 숙박·휴게 업소에 출입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영상에서 청씨가 성매매 등 구체적으로 자신의 어떤 행위에 대해 '부끄럽다'고 했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또 직접적으로 성매매와 관련된 장면도 담기지 않았다.
인민일보는 "성 매수자가 정치적 희생자가 되다니, 너무 창의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따르면 이 사안은 일반적인 성매매 건이며, 명백한 사실과 확실한 증거에 따라 뒷받침된다"면서 "경찰은 법에 따라 조사·심문했으며 고문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홍콩언론과 서방 매체는 중국 당국의 조치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찰의 이번 조치가 고문을 당했다는 청씨 주장의 신빙성을 없애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국매체 텔레그래프는 중국 당국은 특정 인물에 대한 굴욕감 등을 주고 주변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도록 이러한 허위 성매매 혐의를 자주 씌운다고 말하기도 했다.
SCMP는 청씨가 영국매체 BBC 인터뷰에서 성매매를 했는지 묻는 말에 대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나는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유감스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씨는 지난 8월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으로 출장을 갔다가 거주지인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공안에 체포됐다.
그는 공안에 구류돼 고문을 당했으며, 심문 중 공안으로부터 영국이 홍콩 시위를 지원했다고 인정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청씨는 보름 뒤 성매매 혐의 유죄를 인정한 뒤에야 풀려났고, 더는 중국으로 출장 갈 수 없다며 영사관 근무를 그만뒀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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