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양국 정상간 응어리 풀어야…수출규제에 대한 자세 차이 커"
日전문가 "日아닌 美 배려한 것…최악 피했지만, 본질적 해결은 아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언론들은 22일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를 발표하자 안도하는 논조로 보도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한일 간 입장차가 큰 만큼 향후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22일 교도통신은 해설 기사를 통해 "한일 지소미아가 아슬아슬하게 종료를 피하게 됐다"며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을 포함해 한미일 간의 협력을 기능 부재 상황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쉽게 일본에 양보하면 지지층이 반발할 수 있다는 사정을 안고 있다"며 "그런데도 협정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강한 요구를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문 대통령이 중요한 안보 틀이 망가질 위기에 직면하면서도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줄곧 말해왔다"며 "정상 간 상호 불신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 만큼 서로 응어리를 풀고 안보 협력을 추진할 책무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양국이 무역관리에 대한 협의를 개시하지만, 수출규제에 대한 자세 차이는 여전히 크다"며 향후 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지소미아와 수출관리(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는 별도의 문제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은 지소미아 문제를 수출규제 철폐를 위한 토대로 보고 있다"며 "애매한 해결은 작은 계기로도 비정상적인 상태가 될 위험을 품고 있다"고 경계했다.
NHK는 이날 "안전보장상 당연한 결론이 나왔다"며 환영하는 해상자위대 출신 이토 요시유키(伊藤俊幸) 가나자와(金澤)공대 교수의 말을 전했다.
이토 교수는 "지금까지 지소미아가 있어서 한미일 3국에 의한 방위 협력이라는 군사 외교적 억지력이 움직였다"며 "지소미아는 한미일 정보 관계자가 자주 의견 교환을 할 수 있게 했고 인적 교류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종료 정지 결정이 양국 군대 간 관계를 양호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가장 좋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야케 구니히코(宮家邦彦)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NHK에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강한 압력을 받았기 때문에 종료를 정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전면 항복은 아니다'고 호소하겠지만, 일본이 아닌 미국에 대한 배려를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소미아의 종료는 정보 교환이라는 실무적인 면보다도 한일 간 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피해가 크다"며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중장기적으로 문제가 반드시 불거질 테니, 종료 정지 결정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한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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