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남부 자치정부 수립 주민투표에 주민 98% 찬성

입력 2019-11-24 17:43  

에티오피아 남부 자치정부 수립 주민투표에 주민 98% 찬성
"인구 1억명의 에티오피아 정치구도에 큰 변화 가져올 것"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에티오피아 남부 지역에서 최근 자치정부 수립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유권자의 98%가 자치정부 수립에 찬성 표를 던졌다.
전문가들은 남부 시다마(Sidama)족(族)이 지난 20일 진행한 이번 투표 결과는 인구 1억명의 에티오피아 정치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곧 다른 부족들의 연쇄적인 자치정부 수립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200여 Km 떨어진 남부지역의 주도 하와사(Hawassa)에서 현지 선거관리위원회의 우브셰트 아옐레 부위원장은 23일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번 투표는 평화롭게 치러졌으며 일부 지역에서 예상보다 많은 수의 유권자가 줄을 섰지만, 투표용지 운송 등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부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번에 투표한 227만명의 2%가 채 안 되는 유권자가 연방정부에 그대로 남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투표로 시다마 부족은 에티오피아의 10번째 자치정부로 탄생할 것이며 이는 자치정부 수립을 희망하는 10개 이상의 다른 부족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치 투표는 다양한 종족 분포를 보이는 에티오피아에서 종족 단위의 자치권을 부여하려는 연방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인구 300만명 이상의 시다마족은 지난 수년간 남부지역에서 독자적인 정부 수립을 열망해 왔으며 이들의 꿈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비 아흐메드 총리가 지난해 취임하고서 국민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부여하는 일련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탄력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7월 남부지역에서는 시다마족이 일방적으로 독립정부 수립을 시도하면서 중앙정부와 충돌해 수십명이 사망하고 현지에 군경이 배치됐다.
이런 가운데 비(非)시다마 부족 주민들은 자치정부가 수립되면 수도가 될 하와사를 중심으로 다수 시다마족으로부터 세무·교육·치안·보건 등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앞서 아흐메드 총리는 지난 22일 시다마 부족에게 '평화롭고 민주적인' 투표가 진행된 데 대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총리는 "투표과정을 통해 우리의 차이점을 투표함으로 가져갈 수 있는 역량을 과시했으며 민주적 절차가 지속하는 상황을 보여줬다"고 치하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일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번 투표 결과를 이행하는 과정에는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새 정부가 구성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윌리엄 데이비슨은 "새로운 지역은 하룻밤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투표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라고 AFP에 말했다.
데이비슨은 "이 과정에서 시다마 정권이 시다마 출신이 아닌 주민이나 그들의 비즈니스를 해쳐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rtech-ken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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