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당한 美해군장관, 트럼프에 '쓴소리' 편지 남기고 퇴장

입력 2019-11-26 01:59   수정 2019-11-26 09:17

경질당한 美해군장관, 트럼프에 '쓴소리' 편지 남기고 퇴장
전범혐의 군인 퇴출 놓고 갈등…"헌법수호 맹세 어기는 명령 복종못해"
해당 군인은 '네이비실' 지위 유지한 채 퇴직할 듯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된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소속 군인의 신병 처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경질된 해군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25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리처드 스펜서 전 해군장관은 "사임한다"가 아닌 "나의 해고를 인정한다"는 표현을 담은 편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번 논란은 이라크 파병 당시 민간인을 총으로 쏘고 이슬람국가(IS) 전사를 사냥용 칼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에드워드 갤러거 중사의 처리 문제를 놓고 불거졌다.
갤러거는 10대 포로의 시신 옆에서 사진을 찍어 군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는데, 이로 인해 예정된 진급이 취소되고 계급도 강등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방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갤러거에 대한 진급을 명령했지만 해군이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방출하려는 심의를 진행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을 샀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트위터에 "갤러거 중사 문제를 다루는 해군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경질 사실과 함께 후임까지 공개했다.
스펜서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양심상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기 위해 내 가족과 국기, 신념 앞에서 한 신성한 맹세를 어기는 명령에 복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법치주의는 우리를 적들과 구분 짓는 것"이라며 "질서정연함과 규율은 우리가 외국의 압제에 대항해 몇 번이고 승리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과 군사재판법은 우리를 구분 짓는 방패이자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지표"라며 "나는 우리의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며 일관성이 있도록 분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나는 핵심원칙인 질서정연함과 규율에 관해 더이상 나를 임명한 최고사령관(대통령)과 같은 이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적었다.
또 "대통령은 군의 미래와 지속을 위해 비전이 일치하는 해군 장관을 마땅히 가져야 하고 이를 기대해야 한다"며 "따라서 우리가 공유한 업적에 자부심을 느끼며 나는 즉시 효력이 있는 해군장관 해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갤러거에 대한 내부 심사를 진행하는 대신 네이비실 지위를 잃지 않은 채 퇴직하도록 허용하는 명령을 자신에게 내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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