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대 규모 6.4 강진 발생…현재까지 교민 피해는 없어
(서울·로마=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전성훈 특파원 = 발칸반도의 알바니아에서 26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숨졌다고 dpa·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3시 54분께 수도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34㎞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0㎞였다.
알바니아에서 6.4 규모의 지진은 1926년 이후 93년 만에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알바니아와 가까운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바실리카타주(州)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되며 경계령이 내려졌을 정도다.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6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가운데 1명은 어린이라고 한다.
진앙과 가까운 두러스 해안지역에서 가장 많은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지진이 나자 당황한 나머지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람도 있었다.
희생자 대부분은 건물이 붕괴하면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들이 깊이 잠든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인명 피해가 컸다.
티라나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자는데 갑자기 침대가 움직여 잠에서 깼다. 이후 모든 것이 심하게 흔들리고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또다른 주민은 "천장이 무너져 머리 위로 떨어졌다. 우리가 어떻게 건물을 빠져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티라나 지역엔 우리 교민 80여명이 거주하는데,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알바니아를 겸임하는 그리스 주재 한국대사관 측이 전했다.
알바니아 당국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묻히거나 갇혀 있는 것으로 보고 구조·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인근 국가들도 피해 지역에 구조대를 파견해 힘을 보탰다. 지진 피해 지역에는 포크레인 등의 중장비가 대거 동원됐다.
실종사 수색 작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붕괴한 건물 잔해 속에서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진이 강타한 지역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내려앉은 건물 잔해와 파손된 자동차가 길거리에 나뒹구는 등 아비규환의 모습이다.
파괴적인 첫 지진 이후에도 여진이 이어지면서 건물 밖에서 시간을 보내며 공포에 떠는 주민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로이터 통신은 첫 지진 이후 100여차례 여진이 지속하면서 주민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두 차례는 규모 5.0 이상의 비교적 강한 지진이었다고 한다.
보스니아와 아드리아해에 진앙을 둔 지진도 여러 차례 감지됐다.
특히 보스니아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19분께(현지시간) 수도 사라예보 남쪽 79㎞ 지점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관측되기도 했다. 보스니아의 피해 상황은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에디 라마 총리는 "알바니아를 덮친 강력한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불행하게도 많은 생명을 잃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하고자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바니아에선 지난 9월에도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해 100여명이 부상하고 주택 수백채가 파손된 바 있다.
runran@yna.co.kr,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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